우리의 민속명절 - 정월 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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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민속명절 - 정월 대보름
  • 이경일
  • 승인 2020.02.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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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15일은 한국의 전통 명절로 정월 대보름이다. 새해 첫 설날을 지낸 후 처음 맞는 보름날로 우리 조상들이 설날보다 더 크게 생각하며 성대하게 지냈던 명절이다. 보통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를 한해의 시작이라 여겼으며, 온 집안사람들의 행동과 말이 더욱 조심스러워졌으며, 또한 많은 덕담이 오고갔다.

 

이 날에는 오곡밥과 약밥, 귀밝이술, 김과 취나물 등 묵은 나물과 제철 생선 등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과 이루고자하는 소원을 빌었다. 또한 고싸움 등의 마을별 행사와 쥐불놀이 같은 다양한 놀이를 했다.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

 

정월 대보름 전날 밤, 아이들이 집집마다 밥을 얻으러 다녔던 재미있는 추억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날은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고 하여 잠을 참으며 날을 샜으며, 잠을 참지 못하고 자는 아이들의 눈썹에 어른들이 흰가루를 발라 놀려주기도 했다.

 

보름날 아침이 되면, 부럼깨기와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주도록 귀밝이술을 마셨다.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며 아침 일찍 부럼을 나이 수만큼 깨물어 먹는다. , 땅콩, 호두, 은행, 잣 등 부럼을 깨물면서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비는 관습으로, 실제 견과류의 풍부한 영양소가 우리 조상들의 건강을 지켜주었으므로 조상들의 빛나는 지혜가 엿보인다.

 

저녁이 되면, 찹쌀, 기장, 수수, 서리태, 팥을 섞어 오곡밥을 지었고, , 버섯, 무잎 등 묵은 나물을 무쳐낸다. 묵은 나물은 여름 더위를 타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밤이 오면 달집 태우기와 쥐불놀이를 하며 한 해의 풍년을 기원했다.

 

오곡밥과 나물
오곡밥과 나물

 

삼국유사에 정월 대보름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신라의 임금 소지왕이 정월 대보름에 행차하기 위해 궁을 나서는데, 갑자기 까마귀와 쥐가 시끄럽게 울었단다. 그리고 쥐가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라고 해서 임금이 신하를 시켜 따라가게 했다. 어느 연못에 다다랐을 때 돼지 두 마리가 싸움을 하고 있었다. 돼지의 싸움을 보던 신하에게 연못에서 나온 노인이 봉투를 주고는 봉투 안의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임금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 한 사람이 죽는 게 낫겠다 싶어 편지를 읽지 않으려 했다. 한 신하가 두 사람이라 함을 보통 사람을 말하고, 한 사람이라 함은 왕을 말하는 것이라 아뢰었고, 왕은 편지를 꺼내서 읽게 되었다. 그 편지에는 사금갑(射琴匣)’, 거문고 갑을 쏘라고 적혀있었다. 왕은 거문고 갑을 활로 쏜 다음 열어보니 두 사람이 죽어 있었다. 두 사람은 왕비와 중으로, 둘은 한통속이 되어 왕을 죽이려 했던 것이다. 이 일로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내일이면 우리 조상들이 크고 귀하게 여겼던 명절, 정월대보름이다. 설 연휴 동안 찾아뵙지 못한 어른들을 찾아 인사드리고, 오곡밥을 지어 가까운 이웃과 나누어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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