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 보광사 ‘목조여래좌상’과 문화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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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 보광사 ‘목조여래좌상’과 문화재자료
  • 심연홍 기자
  • 승인 2020.02.1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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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의 문화유산을 만나다

아름다운 곡선의 눈썹과 오똑한 코를 지닌 금빛 목조여래좌상의 고요한 얼굴이 미소로 피어난다. 금빛으로 빛나는 이 불상은 내부는 목조로 조성되었으며, 1996년 경기도 유형문화재 162로 지정되었다.

목조여래좌상(사진 = CPN문화재TV 심연홍 기자)  
목조여래좌상(사진 = CPN문화재TV 심연홍 기자)  

 

경기도 과천의 보광사 극락보전에 모셔진 이 목조여래좌상의 높이는 1.64m이다. 본래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사에 모셔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누군가 여주로 옮겼다가 다시 이곳 보광사로 옮겨왔다고 한다. 여래상을 받치고 있는 연꽃 대좌(臺座)는 동시대에 제작된 목조형태다.

 

머리카락은 소라모양이며, 얼굴은 전체적으로 입체감이 있으면서 둥근 모습이다. 양 어깨를 감싸고 있는 옷은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옷주름이 복부에서 부드러운 U자 모양을 이루어 무릎을 덮고 있는 형태다. 배와 가슴 사이에는 연꽃을 새긴 허리띠로 장식하고 있으며, 양쪽 발목 아랫부분에서는 부채꼴 모양의 옷 주름이 여래상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목조여래좌상(사진 = CPN문화재TV 심연홍 기자)    
목조여래좌상(사진 = CPN문화재TV 심연홍 기자)    

오른손을 무릎에 대고 있는 모습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자세이며, 왼손은 엄지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을 마주대고 있는데 이것은 아미타정인(阿彌陀定印)9품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항마촉지인은 붓다가 깨달음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마왕의 수많은 유혹과 방해를 물리친 증인으로 지신(地神)을 불러, 자신의 깨달음을 증명해보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보광사 경내에는 목조여래좌상 외에 경기도지정문화재자료 두 점이 더 있다. 1989년에 문화재자료 제77’호로 지정된 문원리사지 석조보살입상(文原里寺址石造菩薩立像)1983년에 39로 지정된 시흥문원리삼층석탑 (始興文原里三層石塔)이다.

 

극락보전과 명부전 사이에 자리잡은 문원리사지 석조보살입상은 과천시 문원리에서 옮겨왔다. 머리위에 지름96, 높이24의 동그란 돌이 중절모처럼 올려져 있으며, 둥그런 얼굴에 코를 제외한 눈썹, , 입을 선으로 새겼고, 코는 낮게 돋을새김이 되어있다.

문원리사지 석조보살입상(사진=CPN문화재TV심연홍기자)
문원리사지 석조보살입상(사진=CPN문화재TV심연홍기자)
(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얼굴이 전체적으로 평평하다. 짧고 두툼한 목에는 3개의 주름으로 삼도(三道)가 굵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양쪽 어깨에 걸친 옷은 가슴에 넓은 Y자형의 옷깃을 선으로 새겼고, 옷 주름은 간략화 되어있다. 평평한 얼굴과 간략화된 옷주름으로 볼 때, 이 석조보살상은 고려 후기 혹은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박해서 정다워 보이는 보살입상이 당시 민초들의 하소연을 잘 들어주었을 것 같다.

(사진=CPN문화재TV심연홍기자)
(사진=CPN문화재TV심연홍기자)

 

보광사 경내의 또 하나의 유물은 문화재자료 제39호인 시흥문원리삼층석탑이다. 이 탑은 대웅전 왼편 아래쪽에 위치해있는데, 인근의 관문리 절터에서 옮겨온 것이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사각의 단 위에 세워진 탑은 전체 무게를 지탱해주는 기단(基壇)1층이고, 탑신(塔身)3층으로 되어있다. 바닥돌은 옆의 4면에 2개씩의 안상(眼象)을 얕게 새겼다. 또 기단은 각 면의 모서리에 기둥 모양을 본떠서 새겨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시흥문원리 삼층석탑(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시흥문원리 삼층석탑(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시흥문원리 삼층석탑(사진=CPN문화재TV 기자)        
시흥문원리 삼층석탑(사진=CPN문화재TV 기자)        

각 층의 몸돌은 기단에서처럼 면의 모서리에 기둥 모양을 조각해 놓았으며, 1층 몸돌의 한 면에는 문짝 모양을 새긴 후, 그 안에 자물쇠 형태의 조각을 해 놓은 점이 특이하다.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다른 돌로 이루어졌다. 지붕돌은 밑면에 3단씩의 받침을 얕게 새겨 놓았는데, 윗면의 네 모서리가 두텁게 표현되어 있어 다소 무거운 느낌이다.

 

처마는 느리게 수평을 이루다가 네 귀퉁이에 이르러 날렵하게 위로 들려져 있다. 맨 윗쪽은 탑 전체의 중심에 조화를 주는 듯한, 보주 모양의 둥그런 형태로 장식하였다. 이 탑은 기단의 형태, 지붕돌 양식 등으로 봐서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탑신부의 군데군데가 파손되어 시멘트로 보강해 놓은 모습도 보인다. 선조들의 역사를 품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앞으로 더 이상의 훼손 없이 잘 보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목조여래상이 안치된 극락보전(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목조여래상이 안치된 극락보전(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과천 보광사는 도심속에 위치해 있지만 깊은 산사의 정취가 느껴지는 아담하고 조용한 사찰이다. 보광사 대웅전 아래에서 앞을 바라보면 확 트인 전망과 함께 관악산 정상이 마주 보인다. 이렇듯 한적하고 편안한 공간에 자리한 목조여래좌상과 문원리사지 석조보살입상, 시흥문원리삼층석탑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함께 지역 문화재의 관리와 보존이 좀 더 잘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사진=CPN문화재TV 심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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