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문화재지정 “왜 이리 굼뜨나?”
상태바
전라남도 문화재지정 “왜 이리 굼뜨나?”
  • 이경일
  • 승인 2020.02.17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담양군의 장흥고씨 양진재 종가에서 발굴된 문화재는 분재기(分財記)를 비롯한 소장고문서 등으로 총 40여점이나 된다. 문화재 지정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서류를 보완해서 지난 20188월 전라남도에 문화재 지정 신청서를 올렸다.

 

양진재 종가의 11대 고훈국 종손은 오랜 기다림 끝에 “201912월 문화재 위원회에서 조사를 진행했으며, 곧 추가 조사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2020년이 된 이 시점에도 추가 조사와 결과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장흥고씨 양진재파 분재기(사진=CPN문화재TV)
장흥고씨 양진재파 분재기(사진=CPN문화재TV)

 

종가의 10대 기순도 종부는 장흥 고씨 양진재파 양진재 종가는 호남사족(湖南四族)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널리 알려진 명문가로 유천리 일대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면서, 가문의 전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시조는 고경명(高敬命,1533-1592)’ 장군으로, 1590년 가을 동래부사가 되었으나 1591년 여름 파직되어 광주로 돌아와 살고 있던 차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그 해 5월 아들 고종후(高從厚)와 고인후(高因厚)를 데리고 김천일(金千鎰), 유팽노(柳彭老) 등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다.

장흥고씨 양진재파 보관 일괄유물중 호패(사진=CPN문화재TV)
장흥고씨 양진재파 보관 일괄유물중 호패(사진=CPN문화재TV)

 

종가 대대로 내려오는 분재기는 전통시대 재산의 상속과 분대에 관해 적어놓은 문서로 재주(財主)가 자녀를 비롯한 가족에게 재산을 상속하거나 분배하여 나누었음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조상의 유산이 소유권을 가진 혈족 이외의 타인에게 전계되는 것과 상속 및 분배 뒤의 논란과 이의를 방지하는 데 있다. 또한 단순히 당시 재산상속의 제도와 관행만이 아닌 일반 양반가의 재산규모, 토지의 경영방법, 재산증식 과정 등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이며, 당시 법제적 규정과 사회 일반 관행과의 차이를 파악할 수도 있다. 재산에 대한 의식 등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양진재파의 분재기는 총 길이 윗면 3.54m, 아랫면 3.57m분급문기(分給文記)’로 재주가 생전에 정한 대로 미리 정해진 상속분을 분배하였고, 한 통이 작성되었다. 처음 분재기가 써진 시기는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로 추정된다. 재산의 주인이 문기를 작성하는 사유와 당부하는 말, 분급 대상자와 나누어 주는 몫, 수결 등으로 되어 있다.

분재기 배면 창평관 공증부분(사진=CPN문화재TV)
분재기 배면 창평관 공증부분(사진=CPN문화재TV)

 

당부하는 말에는 형제간의 우애를 잘 지키고, 조상과 부모의 제사를 지성으로 지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창평관(昌平官)에서 공증 받은 기록이 배면에 나와 있으며, 남아선호사상이 깊었던 조선시대에 작성되었으나 본 문화재에서는 태어난 순서대로 아들딸 구별 없이 기재되었다는 점이다.

 

전라남도는 소중한 문화재의 보존과 발굴을 위해서 문화재 업무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