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억 -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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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억 - 기와
  • 이경일
  • 승인 2020.02.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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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려시대 「왕(王)」자명 문자기와

홍성 석불사에서 출토한 자명 문자기와는 기본기와인 문자수키와와 문자암키와로 구분된다. 그런데 자명 문자기와는 기와에 새겨진 ()자의 의미와 함께 그 출토사례가 흔치 않아 매우 중요시되었는데, 아직 그 의미와 실태를 잘 살필 수 없는 실정이다. 석불사에서 출토한 자명 문자기와는 수키와와 암키와의 표면에 집선문과 함께 자가 새겨져 특이한데, 기와의 제작기법과 두께, 집선문과 화엽의 고판문양, 그리고 이면의 거친 포목흔적 등을 통하여 고려 후기에 제작된 기본기와로 추정된다.

석불사 출토 고려 왕자명수키와
석불사 출토 고려 왕자명수키와

 

()자명 문자수키와는 두 와례가 선정되었다. 표면에 짧은 집선(集線)이 있는 문자수키와는 자가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자는 2조의 원권 안에 양각되었는데 자경(字徑)1.2cm가량이다. 회흑색의 경질기와로 수키와의 현재 길이와 두께는 각각 10.5cm, 2.4cm이다. 이면에는 거친 포목흔적이 관찰된다. 다른 자명 수키와는 표면이 조정되었는데, 짧은 집선과 화엽이 자와 함께 새겨졌다. 회흑색의 연질기와로 수키와의 현재 길이와 두께가 각각 13.0cm, 2.4cm이고 자의 자경이 1.3cm이다.

자명 암키와는 두 와례가 선정되었다. 두 와례는 회흑색의 경질기와로 모두 표면에 짧은 집선과 화엽이 새겨졌다. 자는 2조의 원권 안에 양각되었는데, 자경이 1.6cm내외로 수키와에 새겨진 자명의 자경보다 약간 큰 편이다. 암키와의 현재 길이와 두께는 각각 9.5cm, 2,1cm17.0cm, 2,4cm이다. 이면에는 거친 포목흔적이 있다.

석불사 출토 고려 왕자명암키와
석불사 출토 고려 왕자명암키와

홍성 석불사에서 출토한 기와는 기본기와인 암·수키와와 자명 문자기와로 구분되는데, 고려 전기와 후기의 작례를 잘 나타내 그 문화재적 가치와 함께 자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새로운 자료의 확보가 필요하다. 기와는 표면에 새겨진 고판문양과 이면의 포목흔적 및 분할흔적에 따라 제작시기의 차이와 각 시기의 특색을 살필 수 있다.

수키와에는 선조문과 우상문, 복합문이 새겨졌고, 암키와에는 격자문과 우상문, 복합문이 새겨져 고려 전기와 후기의 이루어진 다양한 번와(燔瓦)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자가 새겨진 문자기와는 수키와와 암키와로 구분되는데, 표면에 집선과 화엽이 새겨졌고 2조의 원권을 두른 자가 양각되어 중요시되었다.

()자가 새겨진 기와는 현재까지 경주 사천왕사지에서 출토한 자명 암키와와 경주 월성과 안압지에서 출토한 자명 귀면문사래기와, 그리고 김제 금산사에서 출토한 자명 귀면문수막새 등이 있다. 경주 사천왕사지에서 출토한 자명암키와는 통일신라의 기와로 의 의미가 사천왕사(四天王寺)라는 사명(寺名)의 줄임말로 해석되었다. 그런데 경주 월성과 안압지, 김제 금산사에서 출토한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의 자명귀면기와는 잡귀를 막는 벽사의 으뜸으로 이해하여 그 의미가 차이를 나타냈다.

석불사의 계곡 건너 동편과 화장실 후면의 산기슭은 비교적 평탄한 지대에 해당된다. 이곳은 원래 완만한 경사를 이룬 산기슭으로, 석불사와 관련된 건물터가 유존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근래에 그 일부가 삭평되어 건물터가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석불사 기와 산포지 전경
석불사 기와 산포지 전경

석불사의 기와와 토기 및 도자기는 대부분 석불사 동편과 화장실 후면의 산기슭에서 출토하였는데 이의 보존과 시급한 기초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이곳에서 출토한 자명 문자기와는 매우 중요시되고 있으나 그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새로운 자료의 확보가 필요하다. 자명 문자기와는 고려 후기에 제작된 지방기와로, 자의 의미가 석불사의 불전이나 이의 중창에 관여한 승려의 약칭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일대의 훼손을 방지하고 석불사의 실태파악과 자명 문자기와의 새로운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시급한 지표조사는 물론 발굴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마땅히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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