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3’에 담긴 문화적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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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3’에 담긴 문화적 의미는?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3.0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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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곳에서는 숫자에 의미부여를 하는 상황이 꽤 있다. 예를 들어 서양문화권에서는 13은 예수를 판 배신자 가롯 유다를 의미해서 불길하게 여겨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8은 돈을 많이 번다는 파차이의 파와 비슷해서 행운의 숫자로 여긴다.

 

이것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으나 예전 건물들을 보면 4 대신 F를 표기하거나 아예 없는 것이 흔할 정도로 불길한 숫자로 여겼다. 발음이 죽을 사()자와 같다는 이유였다.

 

행운과 불행을 떠나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 숫자가 있으니 바로 ‘3’이다. 3()1()2()가 합쳐진 완전한 숫자로, 음양의 조화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여겨졌다. 우주 만물의 근원이라는 천, , 인과 연관돼 있다는 믿음을 통해 우리의 문화는 ‘3’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청동기 시대 지배인의 상징 검, 거울, 방울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청동기 시대 지배인의 상징 검, 거울, 방울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이것은 우리가 잘 아는 건국신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단군신화 하나만 봐도 ‘3’이 많이 등장한다. 단군신화에서 등장하는 신은 환인, 환웅, 단군 이렇게 3명이고, 환웅이 신단수 아래로 내려올 당시 데려온 부하도 3,000명이었다. 그 중에서도 청룡, 백호, 현무는 농사를 의미하는 3명이다. 후에 단군이 고조선을 세우고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청동기 시대가 열리는데 지배자를 상징하는 물품도 검, 방울, 거울로 3가지다.

 

고구려 건국 신화인 주몽신화에서도 3은 빠지지 않는다. 주몽의 어머니인 유화도 하백의 세자매 중 첫째였고, 부여에서 주몽이 탈출할 당시 협조한 부하도 오이, 마리, 협보로 3명이다. 후에 고구려를 상징하는 동물 역시 3개의 발을 가진 까마귀 삼족오다. 주몽의 아들 유리가 집 아래에 묻힌 칼을 들고 주몽을 찾아 나설 때도 옥지, 구주, 도조라는 3명의 수하가 따라갔다.

 

평남강서 강서대묘 현실 삼족오벽화모사도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평남강서 강서대묘 현실 삼족오벽화모사도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다른 한 편으로는 ‘3’이라는 숫자가 여러 신화나 일상생활에 자주 쓰인 이유로 을 의미한다는 시각도 있다. 농경사회 때부터 달의 흐름을 통해 시간과 농사시기를 알았고, 달을 초승달, 보름달, 그믐달로 나누어서 파악했기에 ‘3’이라는 숫자가 큰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도 ‘3’은 여러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구호를 셀 때도 하나, 둘 셋!’을 자주 외치고, 만세를 부를 때도 3번씩, 시선을 집중시킬 때 박수를 3번 친다. 국회에서도 안건을 상정할 때 의사봉을 3번 두드려서 알리는 역할을 한다. 삼각형도 가장 균형적이고 안정적인 도형으로 건축설계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누군가는 미신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숫자를 통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 3이 반복되는 날 33, 오늘만큼은 3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어떨까.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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