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순정 작곡가 생가, 문화재 되어 국민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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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순정 작곡가 생가, 문화재 되어 국민 앞에 서다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3.09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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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하여도 울렁 생각만 하여도 울렁
수줍은 열아홉살 움트는 첫사랑을 몰라주세요”

이미자 노래, 나화랑 작곡 ‘열아홉 순정’ 中

 

가수 이미자 '열아홉 순정' 앨범 (사진 = 한국대중가요연구소)
가수 이미자 '열아홉 순정' 앨범 (사진 = 한국대중가요연구소)

 

가수 이미자의 데뷔곡인 열아홉 순정이다. 열아홉의 수줍은 첫사랑의 감성을 잘 표현한 가사와 멜로디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명곡이다. 열아홉 순정의 작곡가 나화랑이 살던 김천 나화랑 생가9일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김천 나화랑 생가1921년에 지어진 안채, 사랑채, 창고로 이루어진 목조주택이다. 건물자체는 노후화되어 있으나 형제 음악가인 고려성·나화랑의 생가라는 점과 대중음악계에서 생가로는 유일한 문화재라는 점이 희소성 가치가 있다.

 

정은주 근대문화재과 주무관은 지난 2016년에도 등록문화재로 등재심사가 있었으나 당시에는 건축학적 가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심사에서는 대중음악 관계자의 생가가 문화재로 등록신청 됐다는 것과 나화랑 작곡가가 대중음악계에 큰 획을 그었다는 점, 함께 살았던 친형 고려성 프로듀서(본명 조경환)가 항일운동에 참여했다는 사실 등 상징성을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 결정 됐다고 등록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20198월부터 두 달 동안 나화랑 작곡가와 활동시기가 겹쳤던 대중음악가 105명을 검토비교를 진행했다. 그 결과 친일, 월북, 이북출생, 미상을 제외한 32명 중 나화랑 작곡가와 업적이 버금가는 12명을 선정했다. 12명을 다시 조사한 결과 대부분 현존한 생가가 없거나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나화랑 작곡가의 생가가 희소성을 인정받았다고 문화재의 희소성을 덧붙였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75호 '김천 나화랑 생가' (사진 = 문화재청)
국가등록문화재 제775호 '김천 나화랑 생가' (사진 = 문화재청)

 

나화랑 작곡가(1921~1983)는 본명은 조광환으로 근현대 대중음악계의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열아홉 순정, 늴리리 맘보, 멸공의 횃불 등 500여개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이미자, 남일해 등의 인기가수를 발굴했다. 특히 민요를 사랑한 작곡가로 유명했는데, 1955년 이후 맘보(MAMBO)라는 새로운 라틴계통의 리듬수법을 도입해 신민요풍의 노래를 유행시켰다.

 

나화랑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나화랑의 고향인 김천에서는 매해마다 나화랑 가요제를 개최하고 있고, ‘고려성·나화상 형제노래비가 건립되어 있다. 이번에 나화랑 작곡가의 생가가 문화재로 등록되었으니 가요제와 형제노래비를 연관해서 기념사업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천시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앞으로 생가를 비롯해 나화랑 작곡가가 널리 알려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근현대 작곡가들이 활동했으나 친일행각을 벌인 사람과 이북사람을 제외하면 기록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다. 심지어 생가는 이 나화랑 작곡가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도 우리가 현대의 문화재에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시대와 분류에 관계없이 우리의 삶과 함께 살아온 문화재를 공평하게 생각하고 기억해야 한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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