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키려는 마음, 대웅전 벽에 새겨진 글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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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키려는 마음, 대웅전 벽에 새겨진 글귀의 비밀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3.23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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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78호 '강화 전등사 대웅전' (사진 = 문화재청)
보물 제178호 '강화 전등사 대웅전' (사진 = 문화재청)

 

보물 제178호 강화 전등사 대웅전은 독특한 조각 양식으로 현재의 건물은 1621년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중기 이후의 건축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 문화재다.

 

대웅전 내부의 벽에는 수 많은 한자들이 빼곡하게 배열되어 있다. 어디에도 이 글씨들에 대한 설명을 알 수 없어서 궁금증이 일었다.

 

강화 전등사 관계자는 대웅전 기둥을 보시면 사람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씨들이 적혀있다. 강화도는 예로부터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요새로 활약을 많이 했는데, 1621년 이후로 병인양요 시기인 1800년대 중반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헌수 장군을 비롯한 500명의 군대로 1000명의 프랑스 군을 무찌른 의미 있는 전쟁인 병인양요에 참전했던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한 다짐의 일종으로 기둥에 본인들의 이름을 쓴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몇 명의 장수만 기억되고 있으나, 대웅전 기둥에 남아있는 글귀를 통해서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애국심을 강조했다.

 

대웅전 내부에 새겨진 글씨들 (사진 = CPN문화재TV)
대웅전 내부에 새겨진 글씨들 (사진 = CPN문화재TV)

 

병인양요는 총 2차례 프랑스군이 자신들의 천주교 신자를 죽였다는 명목으로 강화도를 점령하면서 벌어진 전쟁이다. 화력이 프랑스군에 비해 매우 열세했으나 양헌수 장군의 뛰어난 전략을 통해 정족산성에서 승리를 거둔다.

 

조규형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주무관은 양헌수 장군의 큰 활약으로 외세의 첫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병인양요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현재 강화도에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관련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전쟁요소로 평가받는다. 다만, 직지심체요절 등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이 약탈당했고 꾸준히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36호 '양헌수 승전비' (사진 = CPN문화재TV)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36호 '양헌수 승전비' (사진 = CPN문화재TV)

 

누군가는 국가 문화재의 기둥에 낙서가 새겨져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지 의아해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단단히 새겨져 있으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관련 설명이 부재한 상황이라 자세히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치열했던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유적에 대한 숨겨진 많은 이야기들을 더 드러내야 할 때가 아닐까.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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