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백자 병, 46년 만에 국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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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 백자 병, 46년 만에 국보 해제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4.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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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 중국 원나라 제작품으로 밝혀져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 (사진 = 문화재청)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 (사진 =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지난 9일 제2차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 회의에서 국보 제168백자 동화매국문 병을 지정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 백자는 조선시대 1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도자기에 진사(심홍색 광물)를 사용해 무늬를 그린 백자는 조선시대 전기에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는 점에서 국보로 인정받았었다.

 

2018년부터 백자의 생산지와 국적, 작품 수준에 대한 학계의 논란이 지속되어 왔고, 이에 문화재청은 한·중도자사 전문가로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지정 해제의 결정적인 이유는 조선의 백자가 아닌 원나라의 도자기라는 것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유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은 가끔 있었던 일이다. 예를 들어 보물 제393전등사 철종과 보물 제668-4호인 권응수장군 유물중 장검이 있다.

 

보물 제393호 '전등사 철종' (사진 = 문화재청)
보물 제393호 '전등사 철종' (사진 = 문화재청)

 

전등사의 철종은 중국 송나라시기에 만들어진 철종이지만, 일제강점기말 금속강제 수탈과정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강화도 전등사로 옮겨져 현재까지 보존중이며, 아침·저녁으로 타종되다가 지금은 치지 않고 있다.

 

권응수장군 유물 중 장검이 있는데 다이에이시기에 만들어진 일본식 검으로 권응수 장군이 임진왜란 때 왜군에게서 빼앗은 것이다. 국립진주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전쟁사를 알 수 있는 유물로 보물이 되었다.

 

위 두 유물의 공통점은 우리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전등사 철종은 일제강점기 금속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고, 권응수장군 유물은 임진왜란 때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이다. 그에 비해 원나라의 도자기로 밝혀진 백자는 우리나라와의 역사적 연결 고리가 없고, 비슷한 원나라 도자기(유리홍)가 상당수 많다는 점에서 국보의 가치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1974년 지정된 후 46년 만에 국보의 자리를 내려오게 된 백자 동화매국문 병30일 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국보에서 해제될 예정이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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