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을 알 수 없는 다보탑의 사자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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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을 알 수 없는 다보탑의 사자상들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0.05.14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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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문화재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다보탑
경주 불국사 다보탑(사진=CPN문화재TV)
경주 불국사 다보탑(사진=CPN문화재TV)

 

경주 불국사, 너무나도 유명한 사찰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사찰이기도 해서 문화재들을 다 둘러볼 시간도 반나절 가까이 걸린다.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는 거리도 만만치 않고 문화재의 개별적인 규모도 매우 크다.

 

이렇게 큰 규모를 자랑하는 불국사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대웅전 앞을 지키고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이다. 그 크기도 크기지만 대웅전 앞의 두 탑의 절묘한 배치는 오히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다는 사실보다는 대웅전을 지키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 두 탑 중 다보탑은 일제강점기의 일제가 우리를 수탈한 아픔을 함께 간직하고 있는 문화재다. 현재 다보탑을 보면 중앙에 뚫린 4개의 입구 중 하나에 사자상이 배치된 상태다. 그러나 사실 이 사자상은 한 마리가 아니라 4마리였다.

 

그럼 나머지 3마리의 사자는 어디로 간 것일까?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간한 불국사다보탑 수리보고서에는 1902년 기록된 도쿄대 교수였던 세키노 다다시의 한국건축조사에서 다보탑의 기단 4우에는 4마리의 사자상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다시 1909년에 다보탑의 돌사자가 1쌍이 없어졌다는 기록이 있었고 1936~1944년의 기록에는 다보탑의 사자 한 마리가 극락전 앞에 보존되고 있다는 기록이 있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다보탑을 지키는 사자상 3마리가 실종된 것이다.

 

경주 불국사 다보탑 사자상(사진=CPN문화재TV)
경주 불국사 다보탑 사자상(사진=CPN문화재TV)

 

현재는 4마리였던 사자상이 홀로 다보탑을 지키고 있다. 다보탑의 사자상은 일제가 우리의 문화재를 수탈해갔다는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현재 다보탑의 석사자상들은 행방을 알 수 없으며, 이런저런 소문들만 남긴 상태다.

 

일본이 수탈해간 문화재들로 인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지울 수 없는 흉터를 가지게 되었다. 현재 일본이 약탈한 우리 문화재는 수만점 가까이 되며, 이를 알리지 않고 숨긴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 수는 짐작할 수 없다. 아직도 수탈된 문화재에 대한 조사는 끝나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남아 있는 사자상도 온전한 상태는 아니다. 현재 남은 사자상은 정수리, 꼬리, , 가슴 부위, 남측 다리와 발가락 등이 파손되었으며, 연화받침의 모서리도 정면과 남측이 파손되어 있다. 그 외에도 파손 부위 주변으로 균열이 있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불교에서의 사자의 의미는 특별하다. 불교에서는 사자를 신성시한다. 불교경전에는 석가모니를 인중사자(人中獅子)라 부르기도 했으며, 그의 설법도 사자후(獅子吼)라 하며 사자에 대한 인식이 특별했다. 사자가 가지는 용맹한 모습과 백수의 왕이라는 이미지가 부처님의 위엄에 비유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다보탑의 사자상은 부처님과 같은 신성한 석상이었다. 불교적으로도 문화재적으로도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문화재였다는 것이다. 단순히 개인의 장식품이나, 소장품으로 두기에는 그 가치가 너무나도 큰 문화재다. 힘들어도 계속해서 다보탑의 사자를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취재팀 김민석 기자

kimminseok@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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