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불국사, 그 격에 맞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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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불국사, 그 격에 맞추어라
  • cpn문화유산 문화재TV
  • 승인 2020.06.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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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이후 한 번도 수리된 적 없는 불국사 정수 시설 (사진 = CPN문화재TV)
1988년 이후 한 번도 수리된 적 없는 불국사 정수 시설 (사진 = CPN문화재TV)

 

불국사는 우리의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이다. 우리의 학창시절, 거의 모든 학교의 수학여행지가 경주의 불국사였다. 국보, 보물, 지방 문화재, 건축, 동산문화재, 석조 문화재, 거기에 십 원짜리 동전의 뒷면에도 불국사의 유물이 색인되어 있을 정도다. 

 

조상들이 남겨준 소중한 문화유산의 보고, 대한민국에서 불국사만한 문화유산의 보고가 또 있을까? 가는 곳, 만지는 곳 모두, 어쩌면 불국사를 떠도는 공기와 향기조차도 천년을 뛰어넘는 조상의 아리아일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고궁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불국사라고 한다. 

 

그런 불국사의 정수 상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하루 사찰에서 필요한 수도 공급량에도 못 미쳐 턱없이 부족하며, 붉은 녹물이 섞여 나오는 등, 도저히 음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으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불국사의 정수 시설은 1988년도에 준공되었다. 준공 당시의 전각은 겨우 십여 동이었다. 현재는 70여동의 전각에, 거기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관람객, 화장실 증축으로 인한 정화시설 등. 현재의 정수시설로는 사찰 규모를 감당할 수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소화전도 이 급수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렇지 않아도 모자라는 저수량에 소화전으로 이용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일 작은 불이라도 난다면 소화전을 이용할 수 없어 큰 불로 발화되는 것은 아닌지…. 

 

불국사는 현재 상수도 사업본부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토함산 자락의 물을 모아서 침전물을 가라앉히고, 단계별 정수 장치를 이용해 정수를 한 연후, 물탱크에 모아 집수를 한 다음, 수도 배관을 이용해 불국사의 각 사용처에 공급하는 형태다. 

 

40년에 가까운 수도배관 또한 노후화 되서 수질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관람객들이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녹물로 인한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전압이 불안정한 불국사 전기 시설 (사진 = CPN문화재TV)
전압이 불안정한 불국사 전기 시설 (사진 = CPN문화재TV)

 

그뿐 아니다. 500Kw의 불국사 전기 시설도 당장 승압하지 않으면 과부하로 화재의 위험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기 시설을 담당하는 관리자의 말로는 최소 1,300Kw의 전기 소모량인데 겨우 500Kw로 버티고 있으니, 이는 언제 어느 때고 일어날 화재를 예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서둘러 승압공사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혀를 찼다. 

 

비근한 예로 인근 포항의 보경사가 500Kw의 전기를 사용한다고 하니 보경사보다 규모가 훨씬 큰 불국사로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 사태로 대형 사찰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관람객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로 인한 수익의 감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불국사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큰 규모의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라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게 또한 현실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찰 문화재의 보고, 조상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불국사가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그 격을 갖추려면 시급히 물문제와 전력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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