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존 최고(最古) 사찰벽화인 국보 제46호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보존처리가 진행된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우리나라에서 화엄종을 처음 시작한 의상대사(625~702) 초상을 모신 국보 제19호 ‘부석사 조사당’의 안쪽 벽면에 1377년 그려진 불교 회화로서, 목재 골조 위에 흙벽을 만들어 다양한 안료로 채색한 6폭의 그림이다.
일제강점기인 1916년 경 조사당에서 해체‧분리되었고 6폭의 벽화는 각각 벽체 뒷면 일부가 제거되고 석고로 보강되어 나무 보호틀에 담겼다. 표면의 균열부위에도 석고로 보존처리 된 바 있으며, 이후 국보 제18호 ‘부석사 무량수전’과 보장각을 거쳐 지금까지는 성보박물관에 보관·전시됐다.
현재는 일제강점기에 사용된 보존처리 재료인 석고로 인해 백색 오염이 벽화면 전반에 발생하였으며,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가 열화되면서 채색층의 박리(들떠서 벗겨짐)·박락(긁혀서 떨어짐)과 표면 오염도 관찰되는 상태다.
또한, 벽체 분리 전부터 가로방향 균열이 발생하여 일제강점기에 이를 석고로 보강하였으나, 현재 보강부 주변으로 추가적인 균열과 탈락이 발생하고 있어 구조적인 손상도 심화되고 있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실시한 국가지정문화재 정기조사에서 벽화의 보존처리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올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치면서 전면 보존처리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6월 2일부터 벽화 표면 보양작업을 시작해 벽화 6점을 포장하였으며, 17일과 18일 양일에 거쳐 국립문화재연구소(대전)로 운송한다.
다른 한 편에서는 한 개당 300KG이 넘는 벽화를 옮겨서 보존처리를 한 다는 것에 위험성을 경고했다.
前 부석사박물관 학예사 김태형씨는 “100년 동안 목재틀에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훼손된 상황이다. 다른 문화재들은 작업 환경의 안전을 위해서 원래의 자리에서 옮겨서 작업하는 상황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는 문화재 상태가 양호하고 멀지 않은 곳에서 작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크기도 크고, 무거울뿐더러 상태가 많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고 모험적이며, 다시 부석사로 돌려보내는 것도 일이다. 부석사가 작은 사찰이거나 관련 시설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굳이 옮겨서 보존처리를 하겠다는 결정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먼저 벽화의 상태를 정밀진단하고 비파괴 구조진단을 시행하여 손상 진행 현황과 원인을 조사한다. 또한, 과거의 보수재료들을 일부 제거하고, 벽화를 재처리하기 위한 재료 연구와 보존처리를 함께 진행한다. 고려 후기 벽체의 구조와 벽화 제작기법에 대한 연구 등을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7년간 수행할 예정이다.
취재팀 임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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