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든 가정에서도 수돗물 대신 정수기를 통해 물을 사용한다. 서울시의 아리수 같은 경우에는 구태여 다른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고 선전하는데, 요는 바로 수도관이다. 아리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국민들이 믿을 수 있다고 하지만 수도관의 노후화로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다.
관광지의 수도, 물 문제는 어떤지, 특히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사찰의 수도 문제는 어떤지 전수 조사를 단 한번이라도 실시한 적이 있는지 문화재청에 되묻고 싶다. 위생문제는 모든 문제에 앞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국민들의 건강 문제가 국가정책에서 최우선이라는 것은 이번 코로나 19사태로도 밝혀졌다.
수도는 각종 수인성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찰의 수도는 대부분 위생의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나라 상수도 정책이 입안되기 이전에 설립된 것이 대다수이다. 산중의 물을 담수하여 원시적 수도 배관을 이용해 사찰에 공급하는 형태인 것이다.
며칠 전 불국사 상수도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나는 현장을 다녀왔다. 토함산 산중에 흐르는 물을 담수하고, 그 물을 침전시켜 물탱크에 옮겨 놓았다가 수도배관을 이용해 불국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1988년도에 준공된 것이다.
40여 년 전 만들어진 수도와 물탱크는 시대가 변화되면서 그 규모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전각의 수도 300%이상 추가 건설이 되었고, 거기다 성보 박물관과 각 방상에서 사용하는 정화조 등 수돗물 양이 몇 십 배는 커진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40여 년 전 물탱크의 물의 양에 의존하다니, 이 물로 소화전도 사용한다 하니, 작은 불이라도 난다면 부족한 소화전으로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난감한 실정이다. 문화재청은 서둘러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문화재는 한 점을 잃고 나면 영원히 그 문화재적 대표성을 잃는 것이다. 모두다 안전에 대한 심각한 자세로 문화유산 사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