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버레인 탄광 산업단지와 퓔크링겐 제철소에 남아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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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버레인 탄광 산업단지와 퓔크링겐 제철소에 남아있는 것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7.0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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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역사’도 다루어 세계유산의 국제적 공감을 이끌어 낸 독일

 

일본의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지 5. 오로지 자국의 산업화 성공을 다루고 있으며, 그로인한 인권침해와 강제노동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아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조선인의 강제 징용을 인정하고 관련 센터에 이에 대한 문구를 넣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세계유산으로서의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유네스코 기금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전혀 불이익을 받지 않는 등 국제사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자신들의 산업화 시설에 어두운 역사도 함께 밝힘으로써 국제사회의 공감을 이끌어낸 국가가 있다. 바로 제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나 모두 패전한 독일이다.

 

졸버레인 탄광 산업단지 내부에 있는 강제노동을 기록한 전시관 (사진 = 유네스코)
졸버레인 탄광 산업단지 내부에 있는 강제노동을 기록한 전시관 (사진 = 유네스코)

 

-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뒷받침한 졸버레인 탄광 산업단지

 

2001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노스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 있는 졸버레인 탄광 산업단지150년에 걸쳐 발달과 쇠락을 되풀이한 독일의 탄광 산업을 잘 보여준다. 1847년도부터 1990년대 석탄 사업이 쇠퇴할 때까지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탄광뿐만 아니라 공장, 철로, 숙소, 복지 시설 등이 함께 운영됐었다.

 

이처럼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20세기 중공업의 발전 역사를 알 수 있는 훌륭한 문화유산이지만, 어두운 역사도 있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뒷받침 해준 무기를 생산한 곳이었으며, 특히 2차 세계대전 히틀러가 점령한 유럽의 각지에서 포로들을 데려와 강제 노동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히틀러가 눈엣가시로 여겼던 유대인과 바로 근처에 있던 프랑스·폴란드인의 비중이 크게 높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역사를 독일은 잊지 않고, 졸버테인 내부에 유대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강제 노동에 시달렸으며, 이를 통해 성장했음을 잊지 않고 반성한다는 의미로 전시를 해두고 있다.

 

푈크링겐 제철소 (사진 = 유네스코)
푈크링겐 제철소 (사진 = 유네스코)

 

- 7만 명이 강제 노동을 당한 푈크링겐 제철소

 

푈크링겐 제철소는 푈크링겐 시를 상징하는 유적으로 면적이 무려 6ha에 달한다. 이는 서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였으며, 현재까지도 19~20세기에 건설된 서유럽과 북미 제철소 가운데 유일하게 손상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다른 공장의 모델이 됐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근대공장의 시작점이자 선구자로도 알려져 있다.

 

1873년부터 최초로 생산을 시작해 20세기 말에는 유럽에서 가장 생산적인 공장이자 독일의 최대 철재 생산지였다. 199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후부터는 사실상 생산을 중단하고 유적이 되었다.

 

이런 푈크링겐 제철소 역시 강제노동의 아픔을 담고 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의 철모 90%를 생산했으며, 2차 세계대전 때는 수 천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7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강제 노동을 당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대한 기록 역시 안내문에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다.

 

 

두 장소를 등재할 때 독일은 산업화 유적으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 역사도 잊지 않고 명시를 하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독일에 있지는 않으나 나치의 손에서 생겨난 폴란드의 아우슈비스 수용소역시 독일인이라면 필수적으로 방문하도록 교육과정에 설명되어 있으며, 다시는 끔찍한 과오를 저지르지 말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유물에 담긴 부정적 역사를 무조건적으로 외면하고 왜곡하려 하지 말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같은 과오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기억이 중요하다. 그에 비하면 약속을 이행하지도 않고 오히려 왜곡하려고 하는 일본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으면서 불편한 이유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햇빛은 새어나오듯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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