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명창 김율희, 고려도공 원혼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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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명창 김율희, 고려도공 원혼 달래
  • 관리자
  • 승인 2009.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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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5시, 강진 정수사 도조사 앞뜰에서 펼쳐진 ’무명 도공추모 및 제37회 청자축제 성공 기원제’에서 청자골 주민들과 경향각처의 각계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차세대 명창 김율희가 심금을 울리는 우리의 노랫가락으로 도공들의 원혼을 달랬다.



김율희는 대통령 취임식 공연, 박병천 선생의 진도 씻김굿 공연 등을 통해 이미 그 재능을 인정받은 재원으로, 국악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소리꾼이다.





▲ 공연 중인 차세대 명창 김율희



단가 추억으로 시작된 공연은 '심청가-모녀상봉대목' 후 시나위로 끝을 맺었다. 고수 김태영, 아쟁 조성재, 대금 정광윤 등이 단가 ‘추억’의 대목을 연주하자 천년 도공의 원혼은 동편 하늘의 가득한 구름처럼 하늘 너울 넋으로 승화하였다.



단가, 추억



앞산도 첩첩허고 뒷산도 첩첩헌디

혼은 어디로 향하신가

황천이 어디라고 그리 쉽게 가럇든가

그리쉽게 가럇거든

당초에 나오지를 말았거나

왔다가면 그저나 가지

노던 터에다 값진 이름을

두고가며 동무에게 정을 두고 가서

가시는 임을 하직코 가셨지만

세상에 있난 동무들은 백년을 통곡헌들

보러 올줄을 어느 뉘가 알며 천하를 죄다 외고 다닌들

어느 곳에서 만나 보리오 무정허고 야속헌 사람아

전생에 무슨 함의로 이 세상에 알게 되야서

각도각골 방방곡곡 다니던 일을 곽 속에 들어서도 나는 못잊겄네

원명이 그뿐이었든가 이리 급작스리 황천객이 되얏는가

무정허고 야속헌 사람아 어데를 가고서 못오는가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얼굴을 보고지고



김율희 명창의 슬픔에 가득한 원혼 곡이 도조사 앞마당에 성성하여 퍼져나갈 때, 참석한 많은 인파들은 혼불 등을 향해 절을 올리는 등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도공제에 참석한 황주홍 군수는 심금을 울리는 공연이었다고 평하면서 “청자 축제가 도공들의 원혼을 달래면서 그 화려한 서막을 알렸으니, 청자를 통한 강진의 브랜드 가치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 황주홍 강진군수



또한 황군수는 “강진군이 민자 자본을 유치하였으니 강진 청자의 근본적인 정비를 서두르고, 이를 통한 올바른 청자 역사의 자리매김에 열을 다할 것”이라 전했다. 백련사 여연 스님은 행사를 통해 강진청자축제가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는 한편, 그 축제 뒤에는 아픔을 함께하여 살다간 도공들의 원혼들을 숨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명창 김율희와 함께한 공연에 의미를 부여했다.



여름이 무르익은 8월의 땡볕 더위도 ‘원혼제’의 씻김 한마당에 잠시 쉬어가는 바람이 되었던 이번 기원제는 청자 속에 살아 꿈틀대는 역사 속 도공들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면서 천태산 자락으로 너울이 되어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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