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유린에 맞선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문화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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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유린에 맞선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문화재 된다
  • 정은진
  • 승인 2021.04.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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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 3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습니다.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소록도 갱생원(현 국립소록도병원)의 부정과 인권 유린에 맞서 수용자들이 자유와 인권의 목소리를 낸 소록도 4·6 사건(1954)’과 관련된 유물입니다.

 

4.6사건은 1950년대 초 수용자 증가와 전쟁으로 인한 구호물자가 감소한 상황에서, 당시 소록도 갱생원장(김상태, 1948~1954년 재임)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운영체제 대한 반발로 원장 불신임을 요구하며 일어난 대규모 시위사건입니다. 수용자들은 소록도의 비인권적 현황과 원장의 비위사실을 적시한 진정서와 증빙자료인 물품통계표를 작성했고, 이후 성명을 발표하여 항거했습니다. 해당 유물은 4·6 사건의 경과와 내역을 알려주고 있으며, 자유와 인권을 외친 한센병 환자들의 목소리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유물입니다.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은 의료인이 부족했던 소록도에서 환자들을 훈련시켜 의료인력으로 양성했던 소록도의 독특한 제도인 녹산의학강습(1949~1961)관련된 유물입니다. 청진기·해부학책·수료증(2)으로 구성되는데, 청진기는 제1기 수료생에게 지급되었던 것이며, 해부학책과 수료증은 녹산의학강습소의 운영상황을 보여줍니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소록도만의 독특한 의학교육제도와 자활 노력을 보여준다는 점 등에서 역사‧의료사 의미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1935년 일섭(日燮, 1900~1975) 등이 조성하여 삼각산 삼각사(三覺寺)에 봉안됐던 것으로, 1960년대부터 서울 진관에서 소장해오고 있습니다. 해당 유물은 본존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을 배치하고 그 뒤로 부처의 제자인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배치한 오존도(五尊圖) 형식을 지니고 있으며, ‘진관사 수륙재’(국가무형문화재, 2013.12.31. 지정)’에서 사용하는 대형 불화입니다.

 

존상의 얼굴과 신체, 옷주름 등에 빛을 인식한 명암법을 사용하여 그림자를 현하는 등 입체감, 공간감과 같은 근대기의 새로운 표현 기법을 적극적으반영한 수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문화재청은 이들 3건에 대해서는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최종 등록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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