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匠人] 이근복 번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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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匠人] 이근복 번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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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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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지붕은 전통건축의 곡선의 미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번와 기술이 지붕의 조형미를 좌우한다. 기와 덮는 일을 '번와'라고 하고 그 장인을 '번와와공'이라 한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2008년 10월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21호 '번와장(翻瓦匠)' 보유자로 지정된 이근복 장인을 만나 보았다.


그는 어렸을 때 전통 건축 현장에 가서 기와지붕의 문제로 목제가 썩은것을 보고 기와의 중요성을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철이 들면서 서울에 올라와 기성길 선생님을 만나 기와에 대한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예전에는 기술을 전수 시키면 자기 밥그릇을 빼앗길까 가르쳐 주려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그의 선생님은 그를 아껴서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자귀로 연목 깍는 작업

목수들이 반듯하게 파놓은 것을 기와 곡선에 맞게 자귀로 파서 사이가 뜨지않게 맞춘다.
연목을 어떻게 파는냐에 따라 미가 살아나고 흔들림이 없다. 건물의 높이 크기 형태에 따라 연목크기도 조정한다.
소와는 얇게파고 간격도 좁도 대와는 연목의 두께도 크게하고 못도 큰 못으로 박아 고정 시킨다.







기와 잇기 작업



초장은 많이 빼야만 석가래에 비를 맞지 않는다. 자나무을 대어서 끝을 일정하게 맞춘다. 기와 잇기는 서까래 위에 산자를 엮고 진흙을 이겨 발라서 만든다. 한식기와는 3개 물림이라 해서 기와 한 장에 석 장이 올라간다. 2장까지 깨져도 새지 않을 정도로 겹친다. 한식 기와는 곡선을 어덯게 잡느냐에 따라 미가 달라진다. 큰 건물도 육안으로 곡선을 잡아 잔잔한 물같이 만든다.




Q : 우리나라 기와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역사을 보면 중국으로 부터 기와가 넘어와서 일본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용마루 곡선이 세고 일본은 일자이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중간형태의 곡선으로 완만하고 아름답다.
전통한국의 것을 이어야 하는데 요즘에 들어서 시공자가 중국이나 일본을 따라 하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
요즘엔 기와의 강도는 강하지만 색깔이 진하게 나와 자연스럽지 못한게 아쉽다.
옛날 선조들은 너구리 가마라고 해서 나무로 불을 때어 구워서 무늬도 색상도 다양했기 때문에 구색을 맞추어서 하면
자연스러운것이 보기가 좋았다.


Q : 기와하고 40년동안 인연을 맺고 살아오셨는데 돌아보시면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기와는 어떤 것일까?


목조건축의 수명을 좌우 하는 것이 기와 공사이다. 목조는 관리만 잘하면 천 년을 보존할 수 있는데 옛날 기와는 약해서
동파되고 물이새서 좋은 목재가 썩는다. 기와만 잘 이으면 천 년을 보존할 수 있다.


Q : 40년동안 기와일을 하면서 어려웠던 일은?


목조건축에서 제일 힘든 일이 기와공사이다. 여름에 더울 때는 기와가 열을 받아 60-70도까지 올라가 서 있기도 힘든데
고개을 숙이고 가까이 대야만 곡선도 보고 줄도 볼수 있기 때문에 얼굴을 가까이 하면 화로에 대는것 같다.
옛날에는 등짐으로 흙을 높은곳까지 올리고 손으로 개고 안전발판도 없이 높은 곳에서 힘들게 일했다.


Q : 후학들에게 전통을 넘겨주는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후학들을 많이 키워야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도 전통문화학교에서 학생을 받으려고 했는데
목수나 석공은 많이들 신청하는데 기와는 한 사람도 신청하지 않았다.
건물을 지키려면 누군가에게 전수시켜 기술이 보존되어야 하기 때문에 나이먹은 사람이라도 기술을 가리치려 한다.






이근복 번와장


Q : 전통기와를 이어가는 후학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기와 공사가 힘들어도 공사가 없어 노는 일은 없다. 얼마전부터는 한옥집을 많이 선호해서 기술을 배운다면 오랫동안 쓸 수 있고
국보급을 우리손으로 지키고 보존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Q : 그 동안 작업했던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5대궁 경북궁 경회루, 근정전, 흥례문, 창덕궁, 덕수궁을 비롯해 지방 국보급 사찰등 천여 동을 했다.

Q : 사찰의 대웅전 같은 경우 작업시간은 어느 정도 소요 되는지?


목수들이 1년동안 지은 집에 20일 정도 하면 지붕을 올릴 수 있다. 자주 이동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지만
반면에 공기 좋은 곳으로 많이 다니고 흙을 만지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


Q : 번와장 무형문제가 되었는데 무형문화재가 된다는 것의 의미와 현재 제도의 현장에서 느끼는 보완점은?


작년 10월에 중요 무형문화재가 되었다. 무형문화재가 되는 것이 바램이었는데 막상 되고 부담감이 있다.
중요무형문화재는 후학들에게 기술을 전해줘야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에서 좀더 지원을 해준다면 생계 걱정없이
전수교육에만 전념 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숭례문 화재을 보고 어떤 느낌 이었는지?


화재 나기 전 가장 최근에 복원공사를 했다. 97년도에 기와공사만 했다.
내 집이 타는것 같아서 집에서 숭례문 화재 뉴스을 보고 바로 택시를 타고 현장으로 가서 하룻밤을 지새웠다.
기와는 비가 새지 말라고 잇는건데 위에서 물을 부어도 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기와집은 기와을 뜯어내고 해야 한다.
그동안 훈련만 되었더라면 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아쉽다. 가까이에서 진압을 해야 하는데 멀리서 물을 뿌리다 보니
안쪽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앞으로도 숭례문을 개기로 목구조의 화재 진압방법이 훈련되었으면 한다.


Q : 숭례문 복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해야하는지?


숭례문은 국보 1호이다. 옛날 장인들의 손에서 지어졌고 앞으로도 장인들의 손에 의해 지어질 것이다.
모든 분야가 옛날 공법대로 지어 후손들에게 넘겨 주어야 국보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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