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동마을 유물전시관,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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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 유물전시관, 무엇이 문제인가?
  • 관리자
  • 승인 2009.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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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민속 마을이 있다. 경상북도 성주에 있는 한개 마을, 전남순천의 낙안읍성, 하동의 청학동, 남산 한옥마을, 하회마을, 가회동 한목마을, 경주 양동마을 등이 있다. 그 중 여강 이씨와 월성 손씨의 집성촌인 양동마을이 유네스코(UNESCO) 국제교육과학문화기구로부터 ‘한국의 역사마을 - 하회, 양동’ 실사를 받으면서 한국의 10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력해지고 있다.





▲ 경주 양동마을 전경


한국 최대 규모이고 대표적 조선시대 동성취락인 양동 마을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하여 500년이 넘는 고색창연한 54호의 고와가(古瓦家)로 이루어져 있다. 고즈넉한 110여 호의 초가는 조선 시대의 생활상과 주거 문화의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우재 손중돈 선생, 회재 이언적 선생을 비롯하여 석학을 배출한 학문적 고양(高揚)이 양동마을이다.





▲ 경주 양동마을 전경


또한 양동마을은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통감속편(국보283호), 무첨당(보물411호), 향단(보물412호), 관가정(보물442호), 손소영정(보물1216호)을 비롯하여 서백당(중요민속자료23호) 등 중요민속자료 12점과, 손소선생분재기(경북유형문화재14호) 등 도지정문화재 7점이 있다.

양동마을에 문화재청에서 총 사업비 78억을 들여 유물전시관을 건립하기로 한 사업에 대하여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통 한옥 건물 촌에 양옥식 유물전시관이 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견이 제기된 것이다.





▲ 경주 양동마을 유물전시관 건설 현장


문화재청에서는 2005년 1월 경 세종문화회관에서 양동마을 유물전시관 기본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후 장석하, 조성룡, 김봉렬 김동욱 등 관계 전문가로 이루어진 자문 위원단을 구성하여 수십 차례 자문 회의를 통해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되어 마을 경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옥식 건물보다는 양옥식 건물로 유물전시관을 짓기로 결정을 했다.

자문회의 참석했던 조성룡 교수는 “마을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 구조물로 만들지 말 것과, 그 결과로 총 높이 7m90의 건축물 중 성토하여 지상 4m, 즉 전시 공간만 돌출되도록 해야 한다”라는 자문위원회 의견이 있었다고 하였다.





▲ 경주 양동마을 유물전시관 건설 현장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남형식 사무관 역시 “양동마을 전체를 압도할 수 있는 한옥식 건물은 부적절하다는 자문회의 결과를 토대로 설계를 했다”고 전제 하면서 특히 “당초 안보다 유물관 부지를 두 배 이상 확보함으로써 성토 작업으로 미칠 수 있는 동선을 폭 넓게 펼침으로 곡선을 완만하게 하였다”라며 유물전시관 건립에 신중을 기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 기와집과 나지막한 돌담길이 이어지는 양동마을의 전통문화에 향기가 육중한 유물전시관 가려지는 폐단을 막고자 고육지책으로 성토작업까지 했다는 것이 문화재청 입장이다. 이에 양동마을보존회 측은 문화재청과 경주시 안을 수용했고, 공사 업체는 마을 주민이 참여한 사업설명회도 몇 차례 가졌다.


유물관건립이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원형보전에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지도 모르는 사업이라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문화재청 국제교류과 김홍동 과장은 “이번 심사과정에서는 오히려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는데 도움이 되었다”며, “마을과 이격거리를 둠으로써 보존 노력에 대한 후한 점수가 있었다”고 유물전시관이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장애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지적을 일축하였다.





▲ 경주 양동마을 유물전시관 건설 현장


유물전시관 건축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마을주민 L씨는 인터뷰 요청을 위해 찾아보았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끝내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마을 주민 이지휴 씨, 이일도 씨 등은 “그 동안 단 한 차례 설명회나 공청회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60% 이상 공정이 진행된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의 추세대로 계속 유물전시관이 건립되어야 한다는 마을 주민들의 전체 동의서를 곧 관계당국에 접수시키겠다고 하였다.

세계문화유산 심사로 인해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경주 양동마을, 국가적 자긍심이 될 전통마을에 지어지는 유물전시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물전시관이 단순히 한옥이냐, 양옥이냐의 논란에서 벗어나서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격에 맞는 운영과 관리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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