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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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보고서 발간
  • 이경일
  • 승인 2022.04.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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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이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와 함께 공동 추진하고 있는 <2021년 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각각 발간하였다.

 

<2021년 전국 사찰 불단 일제조사> 보고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5개년으로 추진하고 있는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사업 중 지난해 조사한 ▲ 순천 정혜사 대웅전(보물), ▲양산 통도사 대웅전(국보), ▲ 부산 범어사 대웅전(보물), ▲ 창녕 관룡사 대웅전(보물), 기장 장안사 대웅전(보물) 등의 불단을 포함한 전남Ⅱ‧부산‧울산‧경남 지역 11개 사찰의 불단에 대한 결과이다.

 

불단(佛壇)은 부처님을 높이 모시기 위해 만든 단()으로 그동안 건축물의 일부로 인식되거나 예불의식으로 인하여 접근이 어려워 불상, 불화 등 다른 유형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다. 불단은 불상 봉안의 종교적 상징성과 부처의 세계를 장엄하는 요소로 불교 목공예적 가치가 높으며, 불단의 주재료인 목재는 재질적 특성상 화재, 충해, 습기 등 외부 환경에 취약해 쉽게 원형을 상실할 수 있.

 

이에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20년부터 사찰 불단에 대한 인문학적 조사, 원형 디지털 기록화(2차원 (2D) 디지털 촬영, 3차원 입체(3D) 스캔, 정밀실측, 도면 작업), 보존과학 조사(손상현황지도, 수종·성분 분석, 보존환경 분석), 안전 점검 등을 병행한 정밀 기록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기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양산 통도사 대웅전 불단 내부에서 조성 관련 기록 자료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통도사 대웅전 불단이 진신사리(眞身舍利, 석가모니 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을 예배하기 위한 것이며, 그 특성상 천판(天板) 상부에 불상을 봉안하지 않은 독특한 구조와 형태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한, 정밀조사를 통해 불단 중대 청판(廳板) 뒷면에서 묵서 기록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했다.

 

기록을 통해 우운 진희(友雲 眞熙, ?~1694) 스님 주도로 1644년 대웅전을 중건하고 1645년 불단을 제작한 사실도 확인했으며, 불단을 제작한 대목수 상징(尙澄), 부목수 광현(廣玄) 등의 장인 외에도 제작에 참여한 인명 기록을 확인했다. 묵서 내용은 그동안 역사적 기록이 부족한 통도사 대웅전의 중건 관련 사실을 보완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또한 고성 운흥사 대웅전 불단의 하대목에서는 묵서 기록을 발견해 1683년 제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1731년 건립한 것으로 알려진 운흥사 대웅전의 중건시기를 보완하고 재고(再考)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 자료로 확인된다.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사찰 불단 현황을 파악하고 추후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며, 사찰 목공예의 전통과 우수성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로도 삼을 것이다. 또한, 불단에 조각된 다양한 문양과 도상은 불교문화 전통과 독창성을 엿볼 수 있어 앞으로 전통문화 콘텐츠로서 개발과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의 하나로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사업이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4개년 계획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2021년도에 조사한 광주·전남·경남 지역의 ▲순천 송광사,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밀양 표충사 등 28개 사찰에 소장된 347점의 진영을 담아 첫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고승 진영(高僧 眞影)’은 덕이 높은 승려를 주인공으로 하는 그림으로, 한국 불교사에 업적을 남긴 이들에 대해 불교사, 문화사, 미술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진영은 초상화 또는 불교회화의 한 유형으로만 인식되어 왔고 그동안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체계적인 관리 또한 미흡하여 유실과 훼손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두 기관은 전국 사찰과 성보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진영을 정밀 조사하여 고승 진영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문화재 지정과 보전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문학 조사, 원형 이미지 촬영(2D 디지털 촬영), 보존과학 조사를 하였으며, 그 결과를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에 수록하였다.

 

먼저, 인문학 조사를 통해 사찰과 성보박물관의 진영 소장 현황을 파악하고, 기본 제원사항을 작성하였다. 또한, 고승 진영에 남아있는 영찬(影讚), 화기(畵記), 묵서(墨書) 등 중요 기록 자료들을 탈초·번역하였다. 그리고 진영 주인공의 행적을 분석하여 계보도를 작성하고, 관련문화재(승탑, 탑비, 전적, 회화, 현판 등)도 정리하였. 원형 이미지 촬영은 고화소 디지털카메라와 조명장비를 활용하여 개별 고승 진영의 정밀한 디지털 원형 이미지를 확보하였다.

 

보존과학 조사를 통해 손상현황을 파악하고, 손상 정도에 따라 등급을 3단계(양호, 정기점검, 보존처리)로 나누어 분류하여 앞으로 진영의 보존과 보존처리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진영 보관장소의 적절성, 장황의 종류와 교체 여부, 수리 이력 등도 점검하였다.

 

이번 조사로 제작연대, 도상의 특수성, 희소성 등을 고려하여 그 중요성이 인정된 작품은 총 4점이다.

합천 해인사 부휴당선수 진영(사진=문화재청)
합천 해인사 부휴당선수 진영(사진=문화재청)

 

▲합천 해인사 <부휴당선수 진영>서산대사(휴정)와 함께 조선 중‧후기 불교 중흥을 이끈 스님인 부휴선수를 그린 것으, 비록 18세기 후반의 작품이지만 부휴선수(1543-1615)유일한 진영이라는 점에서 불교사적 의의가 크다.

▲합천 해인사 국일암 <벽암당각성 진영>은 임진‧병자호란 때 의승장으로 크게 활약한 벽암각성(1575-1660)의 진영으로, 1780년이라는 분명한 제작시기를 남기고 있어 다른 고승진영의 기준이 된다.

합천 해인사 백련암 <환적당의천 진영>1750년에 조성된 작품으로, 현전하는 진영 중 비교적 이시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 합천 해인사 홍제암 <송파당 각민 진영>은 송파각민을 그린 진영 중 양식적으로 가장 앞서는 것으로 추정되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여래가 내영(來迎)하는 모습을 그려 도상적으로 특이하다.

 

올해에는 전라남도와 경상북도 지역 19개 사찰을 대상으로 고승 진영 200점에 대한 정밀조사와 원형 이미지 촬영 조사, 보존과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축적된 개별 고승 진영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도난, 훼손방지와 함께 보존 관리의 기초 자료와 보수·보존처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중요한 진영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여 안정적인 관리체제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문화재청은 발간한 2종의 보고서를 문화재청 누리집(http://www.cha.go.kr)서 공개하여 학술연구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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