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도끼 하나로 집을 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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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도끼 하나로 집을 지었어요!
  • 관리자
  • 승인 200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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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목수들은 도끼 하나 가지고도 집을 지었다. 일명 뒷날도끼(마스까라)와 괭이처럼 생긴 자귀로만 지은 집이다. 앞날을 다소 예리하게 만드는, 현장의 대장간 역할을 했던 담금질(야끼 멕이는)로 달구어진 도끼를 ‘벼려’사용했다. 이때 물의 온도에 맞추어 열을 올렸다 식혔다 하는 것이 큰 기술이었다. 쇠의 강도는 바로 쇠에 닿는 부분의 온도에 증감과 식힘을 통해 달라졌던 것이다.






▲ 목재 치목에 사용된 전통도구


우선 산에서 집을 짓기 위한 나무를 도끼로 베어낸 다음, 이를 장정들의 ‘줄당김’을 통해서 산 아래로 힘겹게 끌어내린 후, 큰 도끼나 큰 자귀로 나무껍질을 벗겨내는데, 이때 사용했던 도구와 목수의 일을 큰 자귀질이라고 한다.






▲ (좌) 원목 자리잡기, (우) 수직 중심선 다림보기


큰 자귀질은 보통 기둥에 쓰일 목재나, 주심이 되는 엄청난 두께의 나무를 집짓기 편하게 다듬는 데 사용했었고, 다음은 중자귀질은 서까래 정도 되는 나무를 다듬 데 사용했었다. 그리고 손자귀는 아주 작은 나무를 다듬어 각종 부재를 만드는 데 사용했었다.






▲ 잉걸톱질 (거도 - 원목 제재용으로 주로 쓰임)


전란 이후 강원도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너와집은 보통 목수가 도끼 하나로만 지어진 집들이 태반이었다. 나무의 곡선미를 그대로 살려서 약간은 균형미가가 없는 듯 보였으나, 그것 자체로도 충분히 자연을 통한 집짓기에 삶의 애환을 읽을 수가 있다.


당시 목수들은 주로 산판에서 나무를 채취했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도끼질은 필수였다. 대패보다 도끼질이 먼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정들이 큰 나무등거리에 올라타서 가락에 맞추어서 자귀질하는 모습은 이제 사라져가는 정취 중에 하나이다.






▲ 도끼질 및 대자귀질


요즘처럼 4H 펜이 없던 그 시절은 큰 목수는 먹줄로 나무의 어느 부분에 톱질을 할 것인지 하는 것을 표시했는데, 주로 먹줄을 놓는 사람을 큰집 짓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도편수라 했다. 그것을 요즘처럼 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확하게 그 부분만 도려내는 기술, 그것이 그 당시 목수의 최고의 기능이었던 것이다. 기계톱과 기계 대패에 익숙해진 요즘에는 찾아볼 수 없는 당시 풍습이다.






▲ (좌) 양변 먹선 긋기, (우) 8변 먹선 긋기






▲ (좌) 양변, 4변, 8변 먹선 긋기, (우)먹줄 치기


광목 한복을 입은 일꾼들이 대들보를 다듬는 광경은 당시 모든 마을주민들이 나와서 구경했을 정도로 신명나는 가락과 같이 했었다. 퉁탕, 퉁탕, 하는 도끼질 소리와 자귀질 소리, 잘 마른 나무는 소리를 전달하는 통로를 통해서 마을 뒷산을 울려댔고, 메아리가 되어서 마을 구석구석 번져나갔다.






▲ 탕개톱질, 도끼질, 대자귀질, 밀대패질


아, 오늘 누구네 집 대들보 다듬는 날이구나, 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힐끗거리곤 했었다. 상량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마치 사람에게 하듯이 호명하여 집의 이름을 지어주고 목수들에게 수고의 예를 전하기도 했다.


요즘처럼 화려한 공구로 지은 집이 아니더라도, 그 멋과 맛은 아직도 그 시절만 못하니 그 옛날의 목수들이 자귀질하는 모습과 도끼질 하는 모습이 반듯하게 지어놓은 아파트의 외구조물과는 사뭇 달랐다는 또 하나의 조형이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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