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어지는 백제 불교의 맥(脈)
상태바
다시 이어지는 백제 불교의 맥(脈)
  • 관리자
  • 승인 2009.11.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충남 부여군 가탑리사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금성산 기슭의 가탑리사지. ‘부여군 향토유적 제52호’라고 표시된 부서진 안내판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 폐사지는 백제시대의 절터라는 것 외에는 그 유래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 파손된 가탑리사지 안내판



처음 가탑리사지가 세상에 그 존재를 알린 것은 1938년 일본인들에 의해서다. ‘중연청년수색소’라는 건물을 짓기 위해 실시한 시굴조사에서 동서 약14m, 남북 약9m 규모의 건물터 1동이 발굴된 것이다. 발견 당시 건물터 둘레에는 약 0.3m 너비로 할석이 깔려있고 건물터 가운데에 남북 방향으로 석렬을 두어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 절터에서는 목탑 기단부와 백제시대 석등 받침, 통일신라시대 부도, 금동불상편 등이 발견되었으며, 연꽃무늬 와당조각, 치미 조각을 비롯해 인근 민가에서 이 유적에서 옮겨다 놓은 것으로 보이는 방형, 원형의 주춧돌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부만을 시굴조사한 탓에 유적의 자세한 성격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금성산 일대의 다른 절터 유적과의 비교를 통해 백제의 사찰 건물로 추정되고 있다.







▲ 가탑사 대웅전 신축공사



이제는 논으로 변해 하루에 수십 번 그 옆을 지나가는 마을 주민들조차도 그 존재를 까맣게 모르고 있는 가탑리사지. 사명(寺名)도 무엇도 밝혀지지 않은 이 백제시대 사찰의 맥이 절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가탑사(佳塔寺)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이어지고 있다. 예전 비로사의 대현스님이 주지로 있는 가탑사는 작년 12월에 대웅전 상량식을 치르고 현재 공사가 90%이상 진행된 상태로, 대웅전 3,000불 단청공사가 한창이다.



지금은 공사 중인 대웅전과 비닐하우스로 만든 임시 법당만 덜렁 놓여있어 절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형편이지만 도편수인 김범식 장인의 손 끝에서 점차 번듯한 사찰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는 중이다.







▲ 가탑사 임시 비닐하우스 법당








▲ 가탑사 대웅전 3천불 단청



그러나 한번 끊어진 옛 사찰의 맥이 단순히 그 위치와 이름만 물려받아서는 다시 이어질 수 없을 것이다. 아직은 가탑사지에 대한 발굴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당시 사찰모습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전무한 형편이다. 지금 공사 중인 가탑사가 기반이 되어, 가탑리사지에 대한 발굴조사와 철저한 고증작업을 거쳐 사찰의 가람배치와 건축기법은 물론 기단부만 남아있는 목탑까지도 완벽하게 되살려낼 때, 가탑사의 맥을 오늘에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방치되어 있는 가탑사지 황량한 터에서 융성했던 백제 불교의 가람 가탑사가 복원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