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정, 임진강을 굽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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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정, 임진강을 굽어보다.
  • 관리자
  • 승인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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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9월 19일 경기도문화재자료 제12호로
지정된 반구정, 녹슨 철책이 앞을 가로막아 저 멀리
개성 땅은 이미 북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사람들 인심은 세월의 이끼처럼 간
곳이 없으니, 주변엔 인가 한 채도 없고 근처 장어구이
집에 흘러나온 냄새만 가득하다.



반구정은 사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정자이다. 1449년(세종
31) 황희(黃喜)가 87세의 나이로 18년간 재임하던
영의정을 사임하고 관직에서 물러난 후 갈매기를 벗
삼아 여생을 보낸 곳으로 유명한 반구정은 한 시대를
풍미한 걸출한 학자의 노년을 아는지 모르는지 팔각의
선연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황희정승 기념관내에 있는 반구정

 





 





전국 8도의 사림들이 선현을 추모하는 승적(勝蹟)으로 수호하여 내려오던 곳이 바로 반구정이다. 그러나 본래의 모습은 자취를 잃어 6·25전쟁 때 불타 사라졌다. 훗날 황희 정승의 후손들이 이를 아쉬워해 복구하였다.



1967년 6월 옛 모습으로 다시 개축하였다.

하지만 그 정취와 멋은 남북대치 상황의 철조망으로 이미 날개 잃은 갈매처럼 흉흉하다. 반구정 앞으로는 널찍한 모래톱이 있다.



맑은 날 정자에 오르면 멀리 개성의 송악산을 볼 수 있었고, 흐린 날 정자에 오르면 저 멀리 서해에서 날아온 갈매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반구정 정자에 오르기 위해 처음 해야 할일은 신을 벗는 일이다.





 







 




▶ 문화재인 반구정 입구에 못으로 박은
안내판

 





 





댓돌모양으로 가지런한 반구정 하단부의 기단에 신발을 내려놓고 정자에 올라서면 사각 기둥에 반구정의 채록한 역사와 다녀간 학자, 그리고 복원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력을 볼 수 있다.



팔각기둥이라 그 멋은 기단부부터 시작해서 상단부까지 나름의 운치가 있으니, 흐린 날에 제 정취도 맑은 날의 제 정취도 모두 한결같다. 드넓은 하늘과 멋들어지게 흐르는 임진강의 포만감 정취가 주는 아름다움은 곧 이런 반구정을 짓고 유유자적했을 황희 정승의 노년을 이해하는 까닭이다.



사색과 사유로 민도정치를 실현하고 했던 황희 정승, 청백리의 표상으로 국민개개인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그 정신이 곧 노년의 살찐(?) 사색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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