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架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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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架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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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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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는 흔히 우리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이나 무용, 연희, 제례 같은 것도 무형문화재고, 장인이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도 다 무형문화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무형문화재연구실은 그런 것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무형문화재연구실은 무형문화재와 민속문화재를 조사ㆍ연구하는 부서로, 1969년 문화재관리국의 무형문화재계와 민속계에서 처음 출발했다. 무형문화재는 연극, 음악, 무용, 공예기술 등 형체가 없는 것 가운데 역사적, 예술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을 말하며, 민속문화재는 의식주, 통과의례, 세시풍속, 민속놀이, 민간신앙 등 생활풍속의 전반적인 것을 포괄하는 분야다.



국보나 보물, 사적이나 명승처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형체가 없는 것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다른 연구실들과 차이를 보인다.






▲ 무형문화재연구실 기록화 사업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연구 사업을 보면 대개가 다 유형유산입니다. 건축이든 미술이든 고고유적도 마찬가지고. 유일하게 저희 실만 무형유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로 연계가 굉장히 많지만 어떻게 보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미술문화재가 만들어지려면 장인이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고, 고건축을 하려면 대목장분들이 있어야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연계가 된 부분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조각상은 언젠가는 낡고 썩어 사라지기 마련이지만 그 작품을 만들어낸 기술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생명력을 얻는다.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이 전통기술을 보유한 문화재 기능인들의 손으로 다시 그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무형문화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고, 다른 어떤 문화재보다도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다.



전통문화가 점차 사라져가는 요즘, 전통과 현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架橋)로서 무형문화재연구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 송민선 무형문화재연구실장



[interview : 국립문화재연구소 송민선 무형문화재연구실장]


Q :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크게 보면 무형문화재를 기록화 하는 사업, 민속종합조사, 본청과의 협력사업, 국제적인 교류 사업이 있습니다.

먼저 무형문화재 기록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에 대한 기록화가 있고, 전통 제례분야에 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서 기록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분야별로 민속종합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시풍속조사와 가정신앙에 대한 조사가 끝났고, 얼마 전부터는 일생의례,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일생의례를 전국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각 시군마다 세 개 마을 정도 들어가서 조사를 해서 문화권역적인 부분도 살펴보는 그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가 청과 연계되어 있다 보니 협력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청에서 요청이 오면 지정된 무형문화재 보유자 분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기초조사도 저희가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국제적인 교류부분이 있습니다. 그간 저희 무형문화재연구실은 국제교류가 그렇게 활발하지 않았지만 작년에 일본 동경문화재연구소와 MOU를 체결해서 서로 교류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얼마 전에 중국에서는 문화재 보호나 연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왔고, 차후에는 그곳과 MOU를 추진해서 상호간에 교류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업은 저희가 무형유산에 대한 컨텐츠가 많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1세대 학자들이 기증해주신 자료들이 있습니다. 그 기증 자료들을 사진집으로 발간해서 대중 앞에 내놓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Q : 무형문화재 보유자 모니터링은 어떤 업무인가요?



무형문화재 보유자분들이 지정된 이후에 애로점은 없는지 어떻게 전수활동을 하고 있는지, 그 분들의 여타 사항들 환경적인 부분들까지 다 조사하고 있습니다.







▲ 무형문화재연구실 기록화 사업



Q : 무형문화재 기록화 사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나요?



그간 십 수 년 해오고 있는데 저희가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습니다. 맨 처음 했던 것을 지금 보면 빼먹은 부분도 있고 좀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는 비판도 있고. 그런 비판은 충분히 수용하지만 어찌됐든 계기가 되어서 이런 기록화 부분을 근 십년 넘게 이끌어오고 어느 정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지금 현재 125종목이 지정되어있는데 올해까지 하면 117종목이 완성이 됩니다. 보유자분들이 그동안 갖고 있지 못한 기록들, 사장될 수 있는 부분이 기록으로 남아서 후세에 전해질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런 기록화들이 요새 어떤 식으로 다시 저희에게 되돌아오기 시작하느냐면 케이블 방송이나 동영상... 저희가 동영상 찍으면서 사진도 찍고 책도 냅니다. 그런 부분들을 통해서 교과서에 싣겠다든가 아니면 다른 식으로 가공하는 거지요. 그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냥 기록화 자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가공되어서 활용되고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Q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무형문화재 제도 부분에 대해서 법제화되어있는 나라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대만 정도. 중국도 아직 법까지는 못 만들었습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제도상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5,60년간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되어 온 거잖습니까. 애시 당초 법 만들어졌을 때는 적용하기 전까지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법과 제도들이 어떻게 나아가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도 있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외국에서 저희에게 무형문화재 제도에 대해서 알려달라는 곳이 많습니다. 저희 실에서 무형문화재제도에 대해서 다른 나라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른 실 같은 경우에는 수많은 교류가 있었는데, 저희 실 같은 경우에는 서로 교류해서 어떤 식으로 문제가 해결됐는지 공유하는 것도 없었고. 그래서 그런 대외적인 협력 부분을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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