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현장, 파보니 문화재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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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현장, 파보니 문화재가 수두룩
  • 관리자
  • 승인 2009.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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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낙동강 일대를 발굴조사 하던 중 경남 양산 물금 지역에서는 조선시대 초기의 것의 추정되는 제방이 발굴되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낙동강 일대인 양산 증산리와 물금리 일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하여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조사면적은 2,025,864㎡에 달하는 곳이다. 이곳은 우리문화재연구원, 동서문물연구원,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한국문물연구원에서 구역을 나눠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발굴조사지역 전경


이번에 제방이 발굴된 양산 증산리 유물산포지 1구간은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에서 9월 28일부터 조사를 진행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제Ⅰ기 나말려초, 제Ⅱ기 고려시대, 제Ⅲ기 조선시대 초기 문화층이 발견되었다. 제Ⅰ기 문화층에서는 건물지, 경작유구, 주름무늬토기편, 해무리굽 완편 등이 출토되었고 제Ⅱ기 문화층에서는 압출양각 모란문 접시, 청자상감 운학문 발편 등이 수습되었다. 그리고 제Ⅲ기 문화층에서는 건물지 담장, 인화문 마상배편, ‘長’字 묵서명(墨書名) 분청사기발편, 토석혼축(土石混築) 제언(堤堰) 등이 발굴되었다.

토성혼축 제방은 인위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볼록하게 솟은 사질층을 기반으로 외부와 상부에 자연할석을 쌓아 기본골격을 축조하였고, 그 상부는 사질점토를 2~3겹 피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낙동강의 범람 등 여러 차례의 홍수피해와 이에 따른 개·보수로 인해 조사 지역마다 점토피복부와 일부 석축의 유실 등 상태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방은 서쪽의 한국문물연구원과 동쪽의 동서문물연구원 조사구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현재 파악된 것만 연결해도 총725m에 달하고 있다.





▲ 토석혼축 제방


이 토성혼축 제방은 역사적인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물금에 있었던 황산언(黃山堰)으로 추측되고 있다. ‘정조실록’ 권35 16년(1792) 9월 15일조의 양산군수 성종인이 상소문에서 “황산언은 황산역의 좌우로 이어진 긴 제방입니다.”고 했으며 ‘여지도서’ 경상도양산군 읍지, ‘경상도읍지’ 양산군읍지에 “황산언은 관아의 서쪽 20리 에 있다. 예전에 허물어져 흙과 돌로 다시 쌓고 대나무와 나무를 심었다.”는 기록과 함께 황산역과 증산리 일대에 긴 제방이 표시되어 있다. 또한 조선시대 수해관련 기록 중 ‘정조실록’ 권35 16년조에 음력 6월부터 8월까지 양산군을 포함한 영남지역이 5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수해를 당한 기록이 보인다. 이로 보아 낙동강변에 위치한 물금지역은 수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으며 때문에 제방을 축조하였고 그것이 황산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황산언은 당시 교역 및 교통의 중심지였던 황산역 마위답과 역참시설을 보호하는 기능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산역은 고종 32년(1895) 역원제가 폐지될 때까지 40여 년간 존속하였다. 이후 일제 조선총독부에서 간행한 지형도에서 1925년 발굴지역일대가 홍수로 인해 모두 잠긴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황산역이 폐지된 19세기 중엽에 낙동강의 범람으로 인해 황산언의 기능도 상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 황산역도


한편, 물금지역에는 황산진지, 황산역, 증산리왜성(문화재자료 제276호), 화제리 도요지(도 기념물 195호), 가산리 도요지(도 기념물 제 196호) 등 군사·교통 및 통신·생산과 관련된 많은 유적이 분포하고 있어 이 지역이 고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낙동강 하류지역에서 물류중심지로서 기능하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특히 황산역을 중심으로 양산지역의 물류기지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 토석혼축 제언이 과거 물류중심지였던 이 지역을 보호하는 기능을 했던 황산언으로 추정됨에 따라 그 동안 역사적인 기록이나 고지도에만 의존해 왔던 이 지역의 역사 복원에 큰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발견된 제방에 관하여, "지도위원회에서 문화재청으로 문제가 올라오면, 검토 후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하여 심의"할 예정이라 밝혔으며, 문화재위원에서 문화재 보존에 관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제방시설은 선조들의 물을 관리하고 홍수방지를 위한 기술을 알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층위를 계속 파내려가다 보면 석기·선사시대 유적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 발굴된 제방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정부의 중점 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시작부터 부실 지표조사의 의혹을 받아왔다. 또한 이번 발굴조사로 4대강 주변의 문화유산이 직접 확인되었다. 우리 선조들은 강 주변을 주요 생활터전으로 살아왔기에, 4대강 주변에 다양한 문화유산이 분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화유산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국책사업의 일정에 눈치보지 않고 문화유산를 위한 신중한 조사와 올바른 보존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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