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봉선사, 꽃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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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봉선사, 꽃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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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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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 연꽃축제(사진-봉선사)

예로부터 연꽃은 희생의 상징이다. 인고의 결정체인 꽃봉오리는 화사함으로 사부대중의 욕심을 정결하게 하는 수도의 꽃이기도 하다. 수도권 북부권 중심 사찰인 봉선사에서 금년 7월 28일 연꽃 축제가 열린다.



원래 연은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가 원산지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어온 인류의 꽃이기도 하다. 고대 인도에서 연은 여성의 생식을 상징하고 다산(多産), 힘과 생명을 나타냈다. 불교의 출현에 따라 연꽃은 부처님의 탄생을 알리려 꽃이 피었다고 전해진다. 불교에서의 극락세계에서는 모든 신자가 연꽃 위에 신으로 태어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봉선사 연꽃축제(사진-봉선사)

한국의 사찰에서 연을 키운 까닭은 중국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고고함과 순결함, 마치 스님들의 수행처럼, 속세에 물들지 않고, 불법을 정법으로 살고자하는 스님들은 경내 연을 키우면서 마음을 다잡곤 하였다.



봉선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이다. 969년 법인국사 탄문(坦文)이 창건하였고, 산의 이름과 같이 운악사라 하였다. 그 후 1469년(예종 1) 정희왕후(貞熙王后) 윤씨가 광릉의 세조를 추모하여 사찰을 89칸으로 크게 중창하고 봉선사라고 하였다.





▲남양주 봉선사

명종 6년(1551년)에는, 교종의 수사찰로 지정되어 봉선사에서 승과시를 치르는 등 교학의 중추적 기관 역할을 하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1951년 6.25 전쟁 등을 거치며 법당이 수차례 소실되었으며, 1956년 범종각, 1963년 운하당(雲霞堂)이 복원되는 등 차례로 법당들이 복원되었다. 이처럼 모든 건조물이 불에 타는 바람에 사찰의 국가지정문화재는 절 종각에 보존되어 있는 동종(銅鐘)이 보물 제397호로 지정되어 있을 뿐이다.



한 때는 세조 제를 봉행하던 능침사찰이었던 봉선사. 고려대장경을 한글로 완역하여 출판한 운허 큰스님과 조실 월운 큰스님 이하 스님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정희왕후가 직접 궁궐에서 옮겨와 정비했다는 석축, 화계 등도 일품이다. 법당이 비록 고대건축 양식에 맞지 않은 시멘트 법당이지만, 광화문 복원 직후 그 양식과 기법으로 지어졌기에 문화재청에서는 근대문화재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거기다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글 현판의 ‘큰 법당’이라는 힘찬 글자체는 역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평생을 헌신하신 운허스님의 발자취가 느껴진다.



정수 주지스님은 역경, 고려대장경을 완역한 성지로서의 봉선사를 후대에 전하려 한다. 한글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과학적 언어라는 게 학자들의 견해인데, 그런 언어로 경전을 다시 창조해낸 작업이 봉선사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아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이번 연꽃 축제 기간에 봉선사의 화려한 축제만 감상하지 말고 경내에 들러 이런 역사적 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으리라.




▲봉선사 연꽃축제(사진-봉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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