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도자기 이름은 ‘토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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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도자기 이름은 ‘토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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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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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자식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생각해보니 제 자신이었습니다. 일기를 쓰듯 하나 하나 추억을 한
곳에 모아 보았습니다.”


흙과 불이 인생의 친구가 되어 20년을 살아온 지산 이종능 선생이 프레스센터 서울갤러리에서 도작 20년을 기념하는 개인전을 갖는다.
















△ 걱정이 있었겠다.
이번 전시회는 20년간의 느낌을 담아 경기 광주시 퇴촌면 지산도천방에서 그간 구워온 토기에서
청자·백자·분청에 이르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특히 흙의 흔적이 있는 토흔(土痕), 가마에서 천변만화를 일으키는 진사,
검은 바탕에 드리워진 나뭇잎 무늬, 물방울 다기 등 지산만의 독특한 흙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정서는 유년시절의 추억에서 기인한다. 경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옛 유물들을
접하며 그곳의 문화적 배경이 정신적인 영향을 끼쳤다. 성곽을 끼고 도는 돌담길, 발굴현장에서 토기파편들, 기왓장들, 그리고
흙의 따스함이 그의 예술적 근원이 된 것이다.






이종능씨는 외모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신의 생을 온통 흙과 불에 바치는
사람이다.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관음리에서 장작가마에 불을 지피며 자꾸 멀어져가는 우리것을 찾고 또 그것을 가슴에 담으며
지내왔다. 그렇게 우리의 것을 가슴에 느끼기 시작했을 때 흘러간 물줄기를 찾아 일본에 건너갔다.



또한 남방문화의 흐름을 찾아 남해안, 제주도, 대만, 태국을 북방문화인 중국 명요를 따라 실크로드를 거치면서 차와 도자기
연구를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도자기를 만드는 데 있어 그는 단순히 옛 것을 답습하는 것을 피하는 편이다.
흙의 질감을 그대로 옮기는 작업을 통해 이 시대만의 그릇으로 생명을 불어넣었다.


“제 작품이 얼핏 분청사기나 청자를 재현하는 것 같지만 우리시대의 흙의 흔적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제
도자기의 이름은 흙의 흔적, 세월의 흔적을 뜻하는 ‘토흔’입니다.”


그는 이번 전시에 토기와 청화백자 등 70여점과 도자기 벽화 여섯점을 선보인다. ‘나이고 싶어라’,‘내 뛰놀던 언덕에’,
‘먼데서 오신 손님’ 등 작품에 붙여진 정겨운 이름이 눈길을 끈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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