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 설, 동지(冬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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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설, 동지(冬至)
  • 관리자
  • 승인 2004.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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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를 지나야 한살 더 먹는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말이 있다.



동지(冬至)는 24절기 중 하나로 글자 그대로 겨울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 시기에
따라 동짓달에 동지가 초승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에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이 날이 지나면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옛 사람들은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여겨 ‘아세(亞歲)’ 즉, ‘작은 설’이라 불렀다.








동짓날에는 절식(節食)으로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이라고
불리는 오랜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데,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새알심’이라고 부르는 새알만한 크기의 단자(團子)를
만들어 넣어 끓인다.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올리고 여러 그릇에 나누어 퍼서 장독, 곳간, 헛간, 방 등에 놓아 둔다. 전통적으로 팥은
붉은 색으로 '양(陽)'을 상징하여, '음(陰)'의 속성을 가지는 역귀나 잡귀를 물리친다고 믿어 대문과 벽, 곳간
등에 뿌리기도 했다.



이런 팥의 주술적 의미는 민속적으로도 널리 활용되어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하여 우물에 팥을 넣었고, 악귀를 쫓기 위해 사람이 죽으면 팥죽을 쑤어 상가에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재앙이 있을 때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팥으로 음식을 하는 것은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동지 팥죽은 잔병을 없애고 건강해지며 액을 면할 수 있다고 전해져 이웃간에 서로 나누어 먹었다. 다만, 동지가 초승에
드는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고 한다. 동지팥죽을 쑤어먹는 동지의 풍습은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기록되어 있다.


옛부터 "단오(端午) 선물은 부채요, 동지(冬至) 선물은 책력(冊曆)이라"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1년동안
농가에서 할 일을 읊은《농가월령가 (農家月令歌)》에는 동지를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동지(冬至)는 명일(名日)이라 일양(一陽)이 생(生)하도다
시식(時食)으로 팥죽을 쑤어 이웃〔隣里〕과 즐기리라 새 책력(冊曆) 반포(頒布)하니 내년(來年) 절후(節侯) 어떠한고
해 짤라 덧이 없고 밤 길기 지리하다.
이와같이 동지에는 동지팥죽과 더불어 책력을 선물하던 풍속이 전해왔다. 책력은
농경사회에서 생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요긴하게 사용되었던 생활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