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N 뉴스 - 국내 최초! 울진 성류굴에서 명문이 발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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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N 뉴스 - 국내 최초! 울진 성류굴에서 명문이 발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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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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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14년 무인 8월 25일 범렴 행(전체 전경)이 적힌 각석>▲(사진=문화재청)


지난 21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각석 명문 30개 확인
희소한 한국 고대사의 귀중한 연구 자료로 주목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1일, 천연기념물 제155호 ‘울진 성류굴’에서 삼국 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 조선 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각석(刻石) 명문 30여 개를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울진군(군수 전찬걸) 관계자들이 지난 3월 21일 성류굴 내부 종합정비계획 수립을 위해 성류굴(주굴 길이 470m)에 들어갔다가 입구에서 230여m 안쪽에 위치한 여러 개의 종유석(석주, 석순)과 암벽 등에 새겨진 명문들을 처음으로 발견하였는데, 동굴 안에서 명문이 발견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종유석 등에는 ‘정원 14년(貞元 十四年)’이라고 새겨진 명문 3개를 포함해 구체적인 시기를 알 수 있는 명문 여러 개와 ‘임랑(林郞)’, ‘소(우, 牛)’ 등 다수의 화랑 이름들이 새겨져 있었다. 참고로, 명문이 발견된 곳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는 곳이다.

<신유년(전체 전경-공량)이 적힌 각석>▲(사진=문화재청)

울진군의 첫 발견 이후 문화재청 등 관계 전문가들이 세 차례 추가 조사를 나가 ‘신유년(辛酉年)’과 ‘경진년(庚辰年)’명 등 간지(干支), 통일신라 시대 관직명인 ‘병부사(兵府史)’, 화랑 이름인 ‘공랑(共郞)’, 승려 이름 ‘범렴(梵廉)’, 조선 시대 울진현령 ‘이복연(李復淵)’ 등 30여 개의 명문을 발견하였다.

특히, ‘신유년(辛酉年)’명과 ‘경진년(庚辰年)’과 같은 간지 연대 명문은 국보 제147호 ‘울산 천전리 각석’에 새겨진 ‘을사년(乙巳年, 서기 525년, 신라)’명과 비슷한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며, 서기 798년에 새긴 ‘정원 14년(貞元 十四年, 원성왕 14년, 통일신라)’ 명과 조선 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명 등도 발견됨에 따라 삼국 시대부터 통일신라, 그 이후 조선 시대까지 여러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오가며 계속해서 글자들을 새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 우, 임항훈견(좌)><경진 6월일(우)>▲(사진=문화재청)

명문들의 학술적 가치는 ▲ 첫째, 정확한 방문 시기와 방문자가 표시되었다는 것이다. ‘정원십사년 무인팔월이십오일 범렴행(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정원 14년 8월 25일 범렴이 왔다 간다)’ 등에서 보이는 ‘정원 14년(貞元 十四年)’은 중국 당나라 9대 황제 덕종의 연호가 정원(785~805)인 점으로 보아 동굴 방문 시기는 서기 798년, 신라 원성왕 14년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화랑 이름인 ‘공랑(共郞)’, 승려 이름 ‘범렴(梵廉)’ 등 방문자가 새겨진 것으로 보아 이곳이 화랑들이나 승려 등이 찾아오는 유명한 명승지였으며, 수련장소로도 활용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 둘째, 서기 524년 세워진 국보 제242호 ‘울진 봉평리 신라비’에서 나타나는 해서체(楷書體, 자형이 똑바른 한자 서체)와 동일한 서체를 보이며, 성류굴에서 발견한 것 중에는 모래시계 모양의 다섯 오(⧖, 五)자도 3개나 발견되어, 서예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 셋째, 고려 말 이곡(李穀, 1298~1351)의 동유기(東遊記, 1349)에 처음 나오는 ‘장천(長川)’이라는 용어를 그동안은 ‘긴 하천’으로 해석해 왔었는데, 이번에 성류굴에서 ‘장천(長川)’명이 발견되면서, 울진에 있는 하천인 ‘왕피천’의 옛 이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한국 고대사 자료가 희소한 상황에서 이번에 확인된 명문들은 신라 정치‧사회사 연구 등을 위한 중요한 사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동굴 내 다른 각석 명문에 대한 연차별 정밀 학술 조사와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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