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N 뉴스 - 창원 현동에서 아라가야의 새로운 역사가 발견되다
상태바
CPN 뉴스 - 창원 현동에서 아라가야의 새로운 역사가 발견되다
  • 관리자
  • 승인 2019.06.04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 현동 유적 전경>▲(사진=문화재청)


670여기 무덤과 1만여 점 유물 출토... 아라가야 최대 규모의 고분군
가야사 연구에 실증적인 자료 확보,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오는 5일, 현장에서 발굴조사에 대한 설명회 개최


(재)삼한문화재연구원(원장 김구군)은 4일, ‘거제-마산3 국도건설 현장’ 발굴조사의 현장설명회를 오는 5일 오전 11시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청장 정태화)의 의뢰를 받아 시행되었으며, 아라가야 시기의 나무덧널무덤, 돌덧널무덤 등 670여기의 무덤과 배‧오리모양 등 상형토기, 갑옷과 투구, 말갖춤 1만여 점이 출토되었다.
2017년 8월부터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서 창원시 우산동까지 연결되는 국도 건설공사 구간을 대상으로 했는데, 발굴 결과 청동기 시대의 수혈주거지 등 37기, 가야 시기의 수혈주거지 등 15기, 아라갸야 시기의 나무덧널무덤 622기, 돌덧널무덤 35기, 널무덤 17기, 기타유구 200여기 등이 확인되었다.

특히, 나란히 배치된 대형고분 839호와 840호는 부부묘로 추정된다. 이 중 840호 고분은 길이 860cm, 너비 454m, 깊이 124cm 규모로, 아라가야 지역에서 조사된 유적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주로 무구류와 마구류 등이 나왔다.

<현동유적 유구분포도(좌)><현동유적 위치도(우)>▲(사진=문화재청)

길이 772cm, 너비 396cm인 839호 나무덧널무덤에서는 머리 쪽에 모양이 세련되고 창이 정교하게 뚫려 있는 불꽃무늬굽다리접시(화염문투창고배, 火焰文透窓高杯) 등이 나왔다. 출토유물의 제작기술과 유구의 규모 등으로 볼 때, 840호의 주인은 남자, 839호는 여자로 보이며, 당시 최고층의 부부묘로 추정된다.

1년 10개월간의 발굴조사 결과 아라가야 계통의 통형굽다리접시(통형고배, 筒形高杯), 불꽃무늬투창굽다리접시(火焰文透窓高杯), 기하문부호가 새겨진 짧은목항아리(단경호, 短頸壺), 화로모양그릇받침(노형기대, 爐形器臺), 컵모양토기 등 토기류와 덩이쇠(철정, 鐵鋌), 모루, 쇠끌(철착, 鐵鑿), 망치 등 단야구(鍛冶具)와 철찌꺼기(철재, 鐵滓), 미늘갑옷(찰갑, 札甲), 복발형투구(복발형주, 伏鉢形冑), 목가리개(경갑, 頸甲), 고리자루칼(환두대도, 環頭大刀), 쇠창, 쇠화살촉, 유리구슬, 세환이식(細環耳飾, 귓불에 붙이는 장신구) 등 총 1만여 점의 엄청난 양의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유물 중에서는 찰갑, 판갑, 투구 등 무구와 고리자루칼, 철촉 등 무기류와 철정, 철착, 철부 등 공구류도 다량 확인되었다. 이 가운데 배를 만들 때 최적화된 도구인 어깨가 넓은 쇠도끼(유건철부, 有肩鐵斧) 수십 점과 100여 점의 끌(鐵鑿)도 함께 출토되었다. 또한, 무덤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덩이쇠는 김해지역 출토품보다 더 가볍고, 작게 제작된 특징이 있다.

배모양토기(주형토기, 舟形土器)는 387호 나무덧널무덤의 피장자 머리쪽의 덩이쇠다발 윗면에서 한쪽이 기운상태로 확인되었다. 길이 29.2cm, 높이 18.3cm의 크기로 배면에 조밀한 톱니무늬가 새겨져 있다. 기존에 나왔던 쪽배(獨舟木)형 배모양토기와 달리 판재를 조립한 준구조선(準構造船) 형태다.

<현동 유적 토기일괄>▲(사진=문화재청)

최근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준구조선 형태의 배모양토기는 흘수(吃水) 부분이 과장되게 표현되어 있어 육지 인근의 좁은 바다를 다니던 내해용으로 추정되지만, 이번 발견품은 여타의 한선(韓船)이나 왜선(倭船)과 같이 노를 고정하는 고리가 없는 범선(돛단배)으로, 국제항로를 다니던 외항선용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배모양토기는 뛰어난 예술품이자 당시 사람들의 해상 교역을 증명해 주는 역사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또한, 335호 나무덧널무덤에서 출토된 오리몸체에 낙타머리가 결합되어진 토기는 원삼국 시대부터 많이 제작된 오리모양토기와 달리 오리(조류)와 낙타(동물)가 결합한 형태로는 처음 확인된 토기로서, 당시 국제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결과로 볼 때 이곳 창원 현동에는 아라가야의 문화상을 공유하면서, 제철을 생산 기반으로 한 대외 공급 역할을 맡은 해상 세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발굴은 단편적인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야사 연구에 또 하나의 실증적인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