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송제리 고분, 백제 성왕대 지배층의 무덤? 현장설명회에서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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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송제리 고분, 백제 성왕대 지배층의 무덤? 현장설명회에서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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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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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송제리 고분군 전경>▲(사진=문화재청)


영산강 중심지에서 떨어져 위치한 이유는 추후 연구
오는 26일, 현장설명회 개최, 백제웅진~사비 과도기 시대로 추정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송제리 고분(전라남도 기념물 제156호)’ 발굴조사에서 백제 성왕대의 유물들이 확인돼 오는 26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나주 송제리 고분은 1987년에 도굴된 상태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고분으로, 이후 2000년에 돌방(석실, 石室)에 대한 간단한 실측조사가 한차례 이루어지면서 돌방의 평면은 사각형에 가깝고, 천장은 활이나 무지개처럼 높고 길게 굽은 ‘궁륭형(穹隆形)’이며, 벽면은 석회가 칠해진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 고분은 옹관 핵심 분포권에 자리해 그 축조 시기와 성격을 둘러싸고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9월까지 정밀발굴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로 ▲ 고분의 규모와 구조, 축조 방법 및 새로운 고분 확인, ▲ 은제 관식 등 백제 성왕대 왕실 지배층의 복식과 말갖춤 등 영산강유역 고대 정치조직의 실체와 변화상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자료들을 확보했다.

<돌방 전개도와 유물 출토 상세현황>▲(사진=문화재청)

먼저, 고분 규모는 지름 20m 내외, 높이 4.5m로 원형의 평면 형태이며, 외곽에 원형의 도랑을 갖추고 있는데 이 내부에서 200여 점의 토기 조각이 출토되었다. 돌방은 기초를 1m 가량 다진 후에 분구(墳丘, 봉분)와 함께 쌓아 만들었다. 돌방은 길이 3m, 너비 2.7m, 높이 2.5m인 사각의 평면인 널방의 가운데에 길이 4.2m인 통로가 달린 구조를 하고 있다. 아울러 인접 지점에서는 기존에는 보고된 적 없는 새로운 고분 1기가 매장시설이 모두 훼손된 상태로 확인됐다.

돌방 내부에서는 관모장식인 ‘은제 관식’이 나왔는데, 장식 모양이 기존에 발견되었던 고위관료의 이마 장식인 ‘은화관식’과는 다른 형태이다. ‘관식’은 관모에 부착하는 장식으로 백제 지배층 고분에서 주로 나오는 유물이다.

기존 은화관식은 꽃봉오리 모양이 주를 이뤘던 반면, 이번에 나온 관식은 풀잎 모양으로 차이가 있다. 재질(은제품)과 제작기법(좌우 대칭, 은판을 오린 다음 접어 만들기)은 은화관식과 동일하지만, 함께 출토된 유물들을 볼 때 은화관식으로 정형화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웅진기 말에서 사비기 초의 공백을 메워주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돌방 출토 은제 관식>▲(사진=문화재청)

은제 허리띠 장식은 허리띠 끝장식, 교구(鉸具, 버클), 과판(걸이, 銙板)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교구는 버섯 모양으로 교침(鉸針)이 없는 형태인데, 백제 웅진~사비기의 과도기적인 모습이다. 과판은 심장 모양으로 연결고리가 일체형으로 만들어졌다. 이 밖에 청동 잔, 호박 옥, 장식칼 부속품은 공주 무령왕릉 출토품과 동일하며, 관못은 못 머리가 둥글고 은으로 감싼 원두정(圓頭釘)으로 주로 백제 고위층의 무덤에서 확인된다.

말갖춤은 발걸이(등자, 鐙子)와 말다래 고정금구가 출토되었다. 발걸이는 바닥은 평면이고 윗면은 둥근 모양으로 발을 딛는 부분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그 윗면에는 미끄럼을 방지하는 요철들이 있다. 말다래 고정금구는 원형 철판 중앙에 교구(鉸具)가 부착되어 있다.

나주 송제리 고분의 유물은 이 무덤의 주인공이 가장 높은 위계의 인물이고 주로 활동한 시점은 백제 성왕대였음을 말해준다. 영산강유역의 중심지인 나주 복암리나 반남지역과 떨어져 위치하게 된 배경과 당시 이 지역의 정세에 대해서는 앞으로 풀어 나가야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나주 송제리 고분군 발굴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조 안전성 점검과 정비·복원을 거쳐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영산강유역 고대문화권의 중추적 연구기관으로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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