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의 상형토기, 1,500년 후의 기술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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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의 상형토기, 1,500년 후의 기술로 보다!
  • 임영은 기자
  • 승인 2019.11.25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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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손상 없이 내부 구조를 본다!
▲사슴모양뿔잔 토기(좌)와 CT촬영 좌측면(우)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이하 ‘센터’)는 엑스선컴퓨터단층촬영(이하 ‘X-선 CT’)을 통해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에서 출토된 총 4점의 상형토기에 대한 방사선 비파괴 진단을 했다.

문화재 분야에서 X선 CT는 내부 구조의 복잡한 형태를 자르거나 추출하는 3D 시각화를 통해 유물을 보다 직관적으로 조사·분석하는데 쓴다. 특히, 토기의 경우, 토기 기벽 성형, 바탕흙(태토)의 분포 등을 조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송정일 연구사는 “X-선 CT 조사는 문화재의 손상 없이 내부 구조를 3차원으로 형상화한 형태를 기록하기 때문에 원형 유지가 중요한 문화재 보존·관리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CT 조사의 장점을 설명했다.

 

 

 

 

 

▲사슴모양뿔잔 종단면(좌)와 접합의 흔적(우) (사진=문화재청)


이번에는 사슴모양뿔잔,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등잔모양토기 등 4점의 아라가야 토기를 대상으로 방사선 비파괴 진단을 시행했다.

조사 대상 중 하나인 사슴모양뿔잔 상형토기는 5-6세기 아라가야 시대 조형미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원통형의 뿔잔, 몸체 상부와 하부, 굽다리의 각 부분이 4개의 개별부분으로 만들어졌고, 표면은 매끄럽게 다듬어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

특히, 몸체 기벽의 횡단면(가로질러 자른 면) 단층을 통해서 뿔잔이 몸체의 윗부분인 상부,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나로 이어진 몸체의 바닥부분인 하부로 구분되어 있고, 기벽의 내부에는 바탕흙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한 손 누름의 흔적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머리에서 목까지의 내부는 바탕흙으로 메워져 빈공간이 없으나, 원통형 뿔잔과 연결된 내부는 액체 등을 채울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형태로 보아 상형 토기 성형 과정이 사슴 형상의 머리를 지탱할 수 있도록 몸체의 바닥 부분을 만들고 난 후에 원통형 뿔잔과 연결된 몸체 상부를 붙여 몸체를 완성하고 굽다리 받침을 연결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사용된 장비는 센터가 보유한 4마이크로미터(㎛) 초점 크기의 고분해능 X-선 미세 단층 촬영 장비로, 12~20㎛의 크기까지 조사가 가능하며 2009년부터 문화재 비파괴 진단에 투입됐다. 최근에는 백제 익산 쌍릉(사적 제87호)에서 나온 인골의 3차원 입체 프린팅 성형을 위한 원본의 정밀 데이터를 얻어내는데 활용됐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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