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중심에 위치한 빛나는 보물 한 점

보물 제322호 제주 관덕정 (濟州 觀德亭)

2020-05-19     이경일

풋풋하고 싱그러운 제주 하늘 아래를 한번 훑고 나면, 제주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보물이 눈에 들어온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의 하나로 보물 제322호 제주 관덕정(濟州 觀德亭)이다.

제주 관덕정(사진=문화재청)

 

관덕(觀德)’이란 사자소이관성덕야(射者所以觀盛德也)’에서 따온 것으로 평소에 마음을 바르게 하고 훌륭한 덕을 쌓는다는 뜻이다. 문무의 올바른 정신이 깃든 이름이다.

 

이 누정 건물은 조선 세종 30(1448) 안무사 신숙청이 병사들의 훈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세웠다고 하며, 성종 11(1480) 목사 양찬이 고친 뒤 여러 차례의 수리를 거쳤다. 지금 있는 건물은 1969년 보수한 것으로 원래의 건축 수법은 17세기 전후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규모는 앞면 5·옆면 4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자의 팔작지붕이다. 사방이 탁 트이게 뚫려 있고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새부리 모양으로 뻗쳐 나온 재료를 기둥 위에 두 개씩 짜 놓았다.

관덕정 편액(사진=문화재청)

 

관덕정의 편액은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安平大君)의 글씨였으나 화재로 손실되어 현재의 글씨는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의 작품인 것으로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이 지은 남사록에 기록되어 있다. 지붕 처마가 긴 것이 특징이었는데 1924년 일본인들이 보수하면서 처마 부분을 많이 잘라냈다.

 

제주도의 대표적 누정 건축으로 건축사 연구의 소중한 자료인 관덕정, 건물 안쪽 대들보와 그 아래 그려진 작자를 알 수 없는 벽화도 상당히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제주 시내를 지나는 제주도민의 눈과 마음에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