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인정하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장 담그기' 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 그러나 앞으로의 보존 및 전승 계획을 논의하는 기회 필요
이번 주,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자료 준비를 시작으로, 장장 5년에 걸친 결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장 담그기'는 어떤 무형유산일까?
'장 담그기' 문화는 2018년 국내에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고대부터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온 문화이자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와 생활모습 등 다양한 연구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 한국의 지역 특성, 기복신앙, 전통과학 등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화라는 점, 그리고 세대 간 전승에 의해 모든 한국인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결과이다.
많은 사람이 혼동하는 부분은 '장'이 아니라 '장 담그기' 문화가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장 담그기 문화는 생활관습형 무형유산으로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이다. 종묘제례악, 한산모시짜기, 악기장, 단청장 등과는 달리 국가에서 지정한 전승자가 없으며, 대신 '식품명인'이라는 제도가 적용된다.
-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도란, 전통식품 산업의 활성화와 계승ㆍ발전을 위하여 식품의 제조ㆍ가공ㆍ조리 분야에서 우수한 기능을 보유한 사람을 지정하여 육성하는 제도로 1994년부터 시행되었다. 전통식품 분야에서는 전통성, 정통성, 경력, 계승과 발전의 필요성 및 보호가치, 산업성, 윤리성 6개 항목의 평가를 거쳐 명인이 지정된다. 이 제도에 따라 현재 진장(기순도), 어육장(권기옥), 동국장(한안자) 등 여러 종류의 전통장과 장 담그기 문화가 보호받고 있으며, 우리가 흔히 아는 된장(조정숙, 정승환), 청국장(서분례), 고추장(강순옥, 조종현)도 각각의 명인이 존재하여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처=농림축산식품부)
왜 '장'이 아니라 '장 담그기'가 유산인 걸까?
마찬가지로 유네스코도 '장'이라는 음식 자체는 유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 이유 중에는 음식 자체를 유산으로 인정함으로써 상업화의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한다는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은 한 국가의 문화정체성이자 외교 자산으로서 큰 가치를 가졌지만, 상업화가 쉬워 그 전통성과 고유성을 잃지 않기 위해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2010년 프랑스 식문화가 등재되었을 때 프랑스 식당들이 유네스코 로고를 앞세워 홍보하여 상업화 논란이 제기되었고, 식문화 등재를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한동안 형성되었던 사례도 있다.
결론적으로 유네스코는 '음식' 대신 '문화'를 인류무형유산으로 인정한다. '인류'무형유산인만큼 그 나라 고유의 문화이면서도 모든 계층이 보편적으로 누린 공동의 문화여야 한다. 유네스코에 제출한 등재신청서에는 장 담그기 문화는 집집마다의 전통문화임과 동시에 모든 연령과 성별의 구성원이 함께하는 문화라는 점이 강조되었으며, 가족 구성원과 세대 간의 자발적인 기술 전수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드러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가 유네스코의 등재 기준으로 추가되면서 장 담그기 문화가 현대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도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기후변화 대응, 식량안보, 성평등 같은 글로벌 과제에 장 담그기 문화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 장의 주 재료는 콩이며, 장을 만드는 과정과 이에 필요한 도구(옹기 항아리)도 친환경적이다. 한식 전반에 널리 쓰이는 양념인 만큼 친환경적인 식문화를 조성한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장을 만드는 일에는 모든 가족 구성원과 지역공동체가 함께하지만, 보편적으로 여성이 지휘한다는 점에서 성평등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도 할 수 있다. (출처=유네스코에 제출한 신청서 내용 취합)
'장 담그기' 문화는 앞으로...
유네스코 등재는 '장 담그기'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계기이자 기회이다. 그러나 보존과 확산, 전승은 또 다른 과제이다. 국가유산청 세계유산정책과는 농림축산식품부, 한식진흥원 등과 협력하여 장 담그기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현대 가정으로의 문화 확산이 이루어질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유네스코 등재 여부가 최종 논의되는 중임에도, 아직 포괄적인 구상 단계이기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전통식품인 '장'과 함께 '장 담그기' 문화가 보존될 방안을 찾는 것이다. 전통기술을 보존하는 것과 현대화를 통해 '장 담그기' 문화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 모두를 고려하여 여러 방면에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