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불상 일본 반환 확정… ‘우리 문화재인데 왜?’“, 일본이 가져갔는데, 이제 완전히 넘겨줘야 한다고?

2025-02-03     이민규

2025년 1월 24일,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고려시대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일반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불상은 1330년경 부석사에 봉안됐으나, 1378년 왜구의 약탈로 일본 대마도로 유출됐다. 이후 600년 넘게 일본 관음사에 머물다 2012년 국내로 반입됐지만, 법적 분쟁 끝에 일본 반환이 확정됐다.

 

하지만 반환 전, 한·일 양국이 문화 교류 차원에서 100일 동안 부석사에서 임시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불상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단 100일, 5월 5일 부처님오신날이 지나면 일본으로 돌아가 다시는 한국에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환영 현수막 (사진=CPN문화유산)

 

 

왜 일본으로 갔을까? 불상의 기구한 운명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고려 불교 예술의 걸작으로 꼽힌다. 높이 50.5㎝, 무게 38.6kg의 이 불상은 32명의 시주와 발원에 의해 만들어져 부석사에 모셔졌다. 하지만 고려 말, 왜구의 침략이 잦아지면서 1378년 9월 결국 일본으로 약탈됐다.

 

이후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봉안돼 오랜 세월 그 존재가 잊혔다. 그러다 2012년, 뜻밖의 사건으로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절도단이 대마도 관음사에서 불상을 훔쳐 한국으로 반입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상의 정체가 밝혀졌고, 한국 정부는 "원래 부석사에 있던 것"이라며 반환을 보류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600년 넘게 우리 절에서 모셔온 불상"**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했다.

 

10년 넘게 이어진 법적 공방 끝에, 2023년 10월 한국 대법원은 일본 관음사의 손을 들어줬다. "오랜 기간 일본에서 소유했기 때문에 취득 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였다. 결국 불상은 일본으로 돌아가게 됐지만, 반환 전 100일 동안 부석사에서 마지막으로 공개되기로 했다.

 

"약탈당한 문화재,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이번 사건은 해외에 유출된 한국 문화재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올렸다. 고려 불상처럼 약탈당한 문화재는 전 세계에 수천 점이 남아 있다.

 

현재 일본,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 박물관과 사찰, 개인 소장가들이 한국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다. 그중에는 일제강점기 강제로 반출된 유물도 많다. 하지만 이를 돌려받는 것은 쉽지 않다. 법적으로 **"오랜 기간 소유하면 권리가 인정된다"**는 국제법적 관행 때문이다.

 

이번 임시 전시는 단순한 문화재 전시를 넘어, 역사적 아픔과 화해, 문화 교류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약탈 문화재의 반환 문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재조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이번 고려 불상의 임시 공개가 어떤 의미를 남길지 주목된다. 647년의 시간을 거쳐 돌아온 불상은 단순한 유물을 넘어, 역사와 민족 정체성, 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는 상징적 존재로 남을 것이다.

 

서산 부석사 (사진=CPN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