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한옥, 사라지는가 살아남는가?
- 국토부·국가유산청, 한옥 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 예산 삭감·법적 공백 속 한옥 보존의 미래는?
한옥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의 정체성이자 문화유산이며, 현재도 사람이 거주하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책과 제도 속에서 한옥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한옥 발전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한옥 보급과 보존을 위한 법적·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담당할 기관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개호 국회의원, 민형배 국회의원, 국가유산청 관계자들과 한옥 전문가들이 참석해서 가장 큰 논쟁점은 국가유산청과 국토부의 역할 분담 문제였다. 현재 한옥은 국토교통부 소관의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되고 있지만, 정작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국가유산청은 한옥 정책에서 소외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한옥은 문화재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국가유산청이 직접 관리하는 것이 맞다"며 "국토부 중심의 정책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유산청의 역할 확대, 왜 필요한가?
현재 한옥 관련 정책은 국토부, 산림청, 농림부, 국가유산청 등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다. 그 결과 한옥 보존과 진흥을 위한 일관된 정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옥 전문가들은 국가유산청이 한옥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옥을 문화유산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이를 관리하는 국가유산청에는 한옥 관련 부서가 없고, 법적 근거도 부족한가?“
”국토부에서 한옥을 다루는 것은 경제성 논리에 기반한 접근이므로 문화적 가치 중심의 국가유산청이 한옥을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 (참석자 발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옥 관련 법령을 국가유산청이 주도적으로 정비해야 하며, 한옥 보존·보급을 전담할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현재 국토부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는 ‘국가한옥센터’의 역할을 국가유산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옥 건축에 사용되는 수입산 목재와 탄소 중립을 위한 한옥의 중요성
현재 국내 한옥 건축에 사용되는 목재 상당수가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이는 전통 한옥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한옥의 정체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한옥 건축비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국산 목재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안정화하는 것이 한옥 보급의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아파트에 비해 한옥은 건축비가 높고, 유지보수 비용도 많이 든다. 결국 실용성보다는 전통 보존의 가치로 접근해야 하는데, 현재 한옥 정책은 경제성 논리에 밀려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참석자 발언)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정책이 강조되면서 목조건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한국도 한옥을 중심으로 목조건축 활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외교 공간에서도 사라지는 한옥, 세계에 알릴 기회 놓치나
한옥이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이를 문화 홍보 전략으로 외교 공간이나 대사관 등 해외 공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과 일본은 대사관과 문화홍보시설을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짓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외교 공간에서조차 한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참석자 발언)
현재 한국 대사관과 문화홍보시설 대부분은 서구식 건물로 지어지고 있으며, 한옥을 활용한 사례는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한옥을 단순히 국내에서만 보급할 것이 아니라, 외교 공간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옥의 미래,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번 국회 간담회는 한옥의 현실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한옥 보급이 지속 가능하려면 ▲한옥을 관리할 전담 기관 설립 ▲전문 인력 양성 ▲국산 목재 사용 확대 ▲법적·제도적 정비 ▲공공건축물에서 한옥 활용 확대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논의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제는 정부가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한옥 보급과 보존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그리고 정부가 한옥을 문화유산으로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