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춰서 보물을 지켜주세요" 용주사의 특별한 조치 축제의 격을 높였다

2026-05-16     이민규

-축제와 국가유산 보호를 동시에 용주사의 연등음악제

5월 16일, 화성 용주사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연등 음악제를 개최한다. 여느 사찰의 축제처럼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 데 급급하기보다, 우리 문화유산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사찰 측의 단호한 의지가 현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보물은 눈으로만 보세요" 축제날 대웅전 출 잠근 사연

이날 용주사는 음악제 전후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대웅전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분별한 훼손이나 낙서, 불상에 대한 불경한 행위 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대형 사찰 행사 때마다 반복되는 국가유 훼손 논란과 일부 타 종교인의 의도적인 방해 행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용주사는 '개방'보다 '보호'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용주사 연등음악 축제 무대 (사진=cpn문화유산)

-화마가 남긴 뼈아픈 교훈, "지키지 못하면 활용도 없다"

용주사가 이토록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데에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자리하고 있다. 정조대왕과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셨던 호성전이 화재로 한순간에 잿더미가 된 비극을 이미 겪었기 때문이다.

문화유산 보호와 보전이 선행되고 난 이후의 활용이라는 분명한 원칙을 성효스님은 천명하였다.  이에 따라 사찰 측은 행사 당일 모든 행정력을 안전 관리와 현장 점검에 쏟아부으며 빈틈없는 방어막을 쳤다.

-'구경거리' 넘어선 '존엄성' 회복 축제의 새로운 기준 제시

문화유산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다. 조상들의 숨결이 깃든 전각이자, 부처님의 자비심이 형상화된 소중한 가치다. 용주사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 단순히 즐기는 축제를 넘어, 문화유산 보유 사찰이 지켜야 할 '격'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단순히 문을 여는 것이 자비가 아니라, 온전하게 지켜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비라는 용주사의 '새로운 도전'이 문화유산 활용 정책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음악 축제 준비 중인 용주사 (사진=cpn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