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조선왕실의 가마를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전시인 점에서 그 의의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국내에 단 한 점만이 현존하는 교룡기(蛟龍旗)를 일반인에게 최초로 공개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교룡기는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3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기(旗)로, 조선시대 어가행렬에서 왕의 가마 가장 가까이서 왕권을 상징하는
대표적 의장기이다.
왕실 가족이 탄 가마는 국가 행사를 위한 어가행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여 형식과 꾸밈이 필요했다. 조선시대 전기부터 후기에
걸쳐 편찬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속오례의(續五禮儀)』,『춘관통고(春官通考)』등의 문헌들에서 가마에 대한 규정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어가행렬이 왕과 왕비, 왕세자 등 행사의 주인공을 태운 가마를 중심으로 막대한
인원(군대·친위대·문무백관·종친·측근신하 등)과 물자(가마·의물·의장기·의장물·악대 등)를 동원하여 백성들에게 국왕의 위상을
강화시키고 나아가 국왕 중심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확립하게 됨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