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보물인데 관리단체는 시흥시 소래산 마애보살입상, 다른 관리 방식은 없나
-고려시대 마애불, 2001년 보물 지정 소유자 국유·관리단체 시흥시 -5㎜ 안팎의 얕은 선각 지속적인 예방관리 필요
경기도 시흥시 소래산 중턱 장군바위에는 고려시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흥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 마애보살입상은 2001년 국가 지정 보물이 됐다. 소유자는 국유, 관리단체는 시흥시다. 국가유산 분류상으로는 ‘유물·불교조각·석조·불상’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보물은 지금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 바람과 비에 깎여 나가는 5mm의 선
시흥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은 별도의 석재를 깎아 세운 불상이 아니다. 자연 암벽을 그대로 이용해 얼굴과 몸체, 옷주름, 발 등을 선각으로 표현했다.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는 이 마애보살입상이 약 5㎜ 정도의 얕은 선각으로 조성됐음에도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며, 기법이 우수하고 회화적인 표현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야외 암벽에 조성된 만큼 비와 눈, 바람, 기온 변화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눈에 띄는 훼손이 발생한 뒤 보수하는 것보다 균열, 박리, 수분, 식생 등 작은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예방적 관리가 중요하다.
■ 불교문화유산의 종교성도 살펴야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을 둘러싼 논의에서 빼놓기 어려운 부분은 이 유산의 성격이다. 국가유산 분류에서도 이 유산은 ‘불교조각·석조·불상’으로 분류된다. 즉 단순히 오래된 암벽 조각이 아니라 불교문화유산으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문화유산의 보존뿐 아니라 현장에서 이뤄지는 예경과 기도 등 불교문화와 관련된 공간적 특성도 관리 과정에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법적으로는 ‘위탁관리’라는 선택지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시흥시가 관리단체로 지정돼 있는 상황에서 다른 관리 방식은 가능할까.
현행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34조는 이에 대한 근거를 두고 있다. 법률에 따르면 국유에 속하면서 국가가 직접 관리하지 않는 국가지정문화유산의 관리단체는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그런데 같은 법 제34조 제2항은 관리단체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 해당 문화유산을 관리하기에 적당한 법인 또는 단체에 관리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시흥시가 법적 관리책임을 유지하면서 인근 사찰이나 지역 불교계가 현장 모니터링, 주변 환경 확인, 이상 징후 신고, 문화유산 안내 등에 참여하는 협력체계도 검토할 수 있다.
전문적인 보존처리는 행정기관과 전문가가 담당하고, 현장과 가까운 지역사회와 사찰은 문화유산의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하는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 실제 사례도 있다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이 같은 관리 방식은 법률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모델도 아니다. 파주에서는 실제로 인근 사찰이 국가지정문화유산의 관리업무를 맡은 사례가 있다. 파주시는 2024년 9월 대한불교조계종 용암사와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관리위탁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용암사는 3년간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의 관리업무를 맡아 국가문화유산의 상시 보호와 안전관리 등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법적 관리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문화유산과 가까운 사찰이 현장 관리에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다.
‘인근 사찰의 참여를 통한 관리’라는 방식 자체가 현실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점은 소래산 마애보살입상의 관리체계를 논의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