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피어나다, 우리 지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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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피어나다, 우리 지화 1
  • 이경일
  • 승인 2020.01.20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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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문화 알리기 1

CPN 문화유산에서는 2020년 연재기사를 통해 잊혀 가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지켜내고 있는 장인들과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펼치고 있는 그들의 전승활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전통 꽃 장엄의 대가 정명스님 심갑식의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지화(紙花)란 종이 에 꽃 자로, 꽃이 귀했던 시대 선조들의 지혜로 만들어 낸 종이꽃이다. 한지에 천연 염색을 해서 만들어낸 종이꽃은 많은 정성과 노력으로 빚어지는 전통 예술작품이다. 지화가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불교 장엄으로 부처님께 꽃을 만들어 올리는 중요한 의식으로 시작되어 우리 고유의 전통 문화로 발전하였다.

한지에 천연염색을 해서 만든 꽃 (사진=CPN문화재TV)
한지에 천연염색을 해서 만든 꽃 (사진=CPN문화재TV)

 

원시로부터 인간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꽃. 꽃은 태어나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 즐거움을 더하는 활력소가 되었다. 자연숭배사상, 신수사상의 배경이 되면서 식물을 영적인 것으로 간주하여 신이 내리는 도체로 삼아온 데서부터 전통 꽃의 문화가 시작되었다.

 

고대 인도에서는 꽃을 태양의 아들로 여겼다. 모든 만물 생성이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인도 베다 경전에 꽃은 신한테 경의의 표시로 공양하고, 기도할 때마다 자신의 소망을 담아 올리는 매개로 활용되었다.

 

고려시대 불교의 유입으로 불전에 올리는 꽃 장엄이 유행하였으며, 꽃 장엄은 국가의 중요한 의식과 궁궐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장식문화였으며, 전통 예술이 되었다.

지화장엄전을 개최, 정명스님 (사진=CPN문화재TV)
지화장엄전을 개최, 정명스님 (사진=CPN문화재TV)

 

생화가 없거나 꽃이 쉽게 시들어 버리는 계절에도 꽃 장식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의식의 규모와 성격에 맞는 다양한 색깔과 종류와 크기의 꽃들이 필요했지요. 불교에서는 생화를 꺾어 공양하지 않고 꽃을 만들어 올리는 것이 계율을 따르는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또 의식 뒤에 완전하게 타버리고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현상으로 인간의 염원이 하늘에 전달된다는 강한 인식이 전통 지화의 꽃을 피우게 했던 것입니다.”

 

평생을 전통 지화 만들기와 전승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전통 지화의 장인 지화장정명스님의 말이다. 오래전부터 스님은 무형문화재 연등보존회에서 연등과 지화를 총괄하는 도감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한지를 염색하기 위해 천연 염색제를 만들고, 제자들 앞에서 수없이 작봉을 해오던 스님의 손에는 지문이 보이지 않는다.

지화 전승활동, 수료식후 기념 사진 (사진=CPN문화재TV)
지화 전승활동, 수료식후 기념 사진 (사진=CPN문화재TV)

 

종이를 자르고, 천연 염료로 염색을 하고, 나아가 꽃을 만들어 내기 위해 수백 번의 손이 가고 마음을 다해야 피어나는 꽃 지화. 한국의 지화는 민족의 역사 속에서 전통문화의 근간으로,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선양해야할 귀중한 유산이다.

 

2> 전통 궁중의례와 꽃 장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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