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궁중의례와 꽃 장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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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궁중의례와 꽃 장엄 2
  • 이경일
  • 승인 2020.01.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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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중요한 국가의식과 궁궐의식에서 꽃은 중요한 장식문화였다. 꽃 제작과 장식은 공조서 관직인 화장들의 소임이었다. 궁궐의 꽃은 중상서(中尙署)와 상의국(尙衣局) 소속의 화장들에 의해 엄청난 규모의 가화가 제작되었다.

 

조선왕조에서 꽃을 사용하여 의식을 행하는 사례는 여러 기록에서 볼 수 있다. 기우제, 관혼상제와 왕실의 가례와 빈례에 다양한 꽃을 사용해왔으며, 민족 고유의 세시풍속과 전통 무속에서도 꽃을 이용한 장식은 중요시 되었다. 국조오례의국조속오례의에 길(), (), (), (), () 5종의 의례에 꽃을 바치는 의식은 행사에서 꽃의 중요성을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헌선도
헌선도

 

고려왕조의 책봉의식을 비롯하여 궁중의식의 가례를 포함한 각종 의식에서 꽃을 머리에 꽂아 장식하는 대화(戴花) 관습이 일반적이었으며, TV 고전 드라마 속에서도 보이던 모습이라 낯설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가화는 용도에 따라 머리에 꽂아 장식하는 권화(權花), 수화(首花), 채승(綵勝), 잠화(簪花)를 비롯하여, 잔칫상에 꽂는 상화(床花), 궁중에서 각종 나라 잔치의 행사장에 꾸미는 준화(樽花), 사대부들의 관상용이던 익화(益花)등이 있다. 그 밖에도 수륙재나 영산재, 예수재에 사용되는 사찰용 꽃과 무속용 꽃이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  포구락
원행을묘정리의궤 포구락

 

또한 꽃을 주제로 한 궁정가무로 화중왕(花中王)이라 칭해지는 모란꽃을 꺾어 꽂는 즐거움을 표현한 가인전모란(佳人剪牡丹)과 침향춘(沈香春)이 있다. 꽃과 사람의 일체로 기예를 뽐내던 육화대무(六花隊舞)는 붉은 꽃과 푸른 꽃을 받쳐 든 무희들이 교대로 번갈아 협무(挾舞)를 춘다.

정명스님의 지화장엄, 실제 꽃처럼 아름답다    사진=CPN문화유산
정명스님의 지화장엄, 실제 꽃처럼 아름답다 사진=CPN문화유산

 

불전에 공헌하는 지화는 정성과 경건한 신앙심의 표출이다. 조선시대 궁 안 내불당에서 나라의 운명과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던 궁실 불당이 불교행사와 함께 이루어진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불교의 영산재와 불교 4대 명절을 포함한 불교 의식 전반에 걸쳐 가화가 장엄되었다.

 

우리 선조들이 꽃을 통한 장식을 중요시했던 점은 왕실과 민간 모두 예외가 아니었다. 아름다움을 동경하고, 그 동경을 지화의 예술로 승화시켰을 선조들의 장인정신을 엿보게 한다.

 

 

3편 정명스님, 고려 불화 의물 재현하다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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