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억 -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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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억 - 기와
  • 이경일
  • 승인 2020.02.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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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사패산기슭 성불사의 출토 기와

성불사는 의정부시 사패산기슭에 있는 작은 산사(山寺), 행정구역상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3동 산81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알려진 성불사는 이전에 보덕암으로 알려졌으나 사원의 자세한 내력은 잘 알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최근에 수집된 기와와 사찰의 경내에 남아있는 장주초석(長柱礎石)과 석조(石槽) 등을 통하여 성불사의 법등은 조선시대부터 계속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성불사에는 주불전인 대웅전이외에 종무소와 요사채가 있다. 대웅전은 근래에 건립되었는데 정면 3,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겹처마로 용마루에 용두와 망와가 이어졌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등 삼존불이 모셔졌고, 우측에는 특이하게 지장보살이 모셔졌다. 경내에는 기둥처럼 길게 만든 장주초석과 큰 돌을 파서 물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석조 등 조선시대의 문화재가 약간씩 남아 있다. 대응전 계단 우측에는 근래에 제작한 석조좌상이 있고, 사찰의 경내에는 조선시대 및 근현대 기와가 많이 산재하고 있다.

사패산 기슭에 위치한 의정부 성불사(사진=CPN문화TV)
사패산 기슭에 위치한 의정부 성불사(사진=CPN문화TV)

1. 창해파 문수키와

언강과 미구가 있는 유단식수키와로 조그만 파손품인데 미구와 수키와 일부가 남아 있다. 표면에는 변형된 창해파문이 새겨졌는데 조선 후기에 제작된 전통기와임을 알 수 있다. 회흑색 경질기와로 수키와의 이면에는 포목흔적이 남아 있는데, 수키와의 현재길이가14.0cm이고 두께가 2.5cm가량이다.

창해파 문수키와
창해파 문수키와

2. 집선문수키와

무단식수키와로 완형인데, 근래에 제작된 근현대기와로 전통기와에 속하고 있다. 수키와의 표면에 창해파문과 선조문이 복합된 집선문이 새겨졌고 이면에 포목흔적이 남아 있다. 경질의 흑색기와로 이면의 측면에는 내측에서 얕게 넣어진 두 분할도흔이 나 있다. 수키와의 길이는 28.5cm이고 두께는 1.7cm가량이다.

집선문수키와
집선문수키와

3. 용문암막새

용문이 새겨진 조선시대의 암막새로 완형이다. 용은 단룡(單龍)으로 긴 몸체와 함께 용두를 측면향으로 묘사하였는데 매우 힘차고 탄력적이다. 몸체에는 비늘이 나 있고 갈기가 날카롭게 표현되었는데 용의 발가락이 4개임을 알 수 있다. 암막새의 드림새는 각이 있으나 반원형에 가까우며 이면에는 포목흔적이 생략되어 조선 후기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암막새의 뒷면에 부착된 암키와는 무문으로 물손질되었는데 이면에는 포목흔적이 남아 있다. 암막새는 그 크기가 32.0×16.0cm이고 두께가 2.0cm가량이다.

용문암막새
용문암막새

4. 복합문망와

특이한 복합문과 문자가 새겨진 망와로 완형이다. 복합문은 수지(樹枝)와 선문이 조합되었고, 문자는 수색(水色)으로 파악되었으나 기와를 생산한 제작소를 의미하는지 잘 알 수가 없다. 망와의 드림새는 설형(舌形)으로 이면에는 포목흔적이 없다. 망와에 부착된 암키와의 표면은 무문으로 정면되었으며, 이면에는 포목흔적이 없다. 그런데 암키와의 분할도흔은 모두 내측에 얕게 넣어졌다. 복합문망와는 전술한 집선문수키와와 같이 근래에 제작된 근현대기와로 전통기와에 속하고 있다. 망와는 그 크기가 26.0×13.5cm이고 두께가 2.0cm가량이다.

복합문망와
복합문망와

5. 착고

착고는 적새나 부고 밑의 기왓골을 막음하는 기와로 1점이 수집되었다. 착고는 완형으로 표면이 정면되어 무문양이다. 이면에 포목흔적이 있고 두 측면에 와도흔적이 나 있다. 회갈색의 경질기와로 조선 후기에 제작된 전통기와로 간주되고 있다. 착고의 크기는 33.0×15.0cm이고 두께가 1.8cm가량이다.

착고
착고

의정부시 조패산기슭에 위치한 성불사에서 조선 후기와 근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기와가 수집되어 문화재적가치가 많은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수집된 기와는 수키와와 암막새, 망와와 착고 등 다양한데 전술한 바와 같이 조선 후기와 근현대에 제작된 기와임을 알 수 있다.

수키와는 2종으로 수키와의 표면에 창해파문과 집선문이 새겨졌는데 조선 후기와 근현대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암막새는 완형으로 1종이 수집되었다. 암막새에는 측면향의 단룡(單龍)이 묘사되었는데 탄력적이고 조각솜씨가 뛰어난 편이다. 그런데 암막새의 이면은 포목흔적이 생략되어 대원군에 의해 경복궁이 중건(1865~1872)된 당시의 제작기법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용문암막새가 산사의 조그만 사원에서 수집되어 특이한데, 왕권과 관련된 용의 상징성에 따라 당시의 왕실과 관련된 사찰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망와는 수지와 선문이 복합되었는데 이면에 포목흔적이 생략되어 근현대기와에 속하고 있다. 그리고 착고는 완형으로 표면이 무문양인데, 조선 후기에 제작된 전통기와임을 알 수 있다.

의정부시의 성불사는 수집된 조선 후기와 근현대의 기와를 통하여 문화재적 가치와 함께 그 전통성을 확인할 수가 있다. 또한 경내에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의 장주초석과 석조 등을 통하여 조선시대의 전통사찰로 그 맥을 잇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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