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자가 수집한 ‘혼례용 단령’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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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도자가 수집한 ‘혼례용 단령’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다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3.05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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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민간 혼례복 양식 알 수 있어, 희소가치 높아
기증된 혼례용 단령 앞면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기증된 혼례용 단령 앞면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하 재단)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혼례용 단령>을 기증 받아 지난 25일에 국립민속박물관에 인계하였다.

 

이번에 돌아온 <혼례용 단령>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016년부터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실태조사를 진행한 후, 2018년에 국내로 들여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단령 두 점 중 한 점이다.

 

테오필 가우스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선교박물관장은 지난해 12월 이 단령의 유물상태를 고려하여 한국에서 연구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재단에 전하고, 올해 2월 단령을 재단으로 정식 기증했다.

 

이로 인해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은 2018년 조선시대 보군이 입었던 <면피갑>을 국내에 기증한 데 이어서 <혼례용 단령>을 기증함으로서 또 한 번의 모범적인 문화재 반환 사례를 남기게 되었다.

 

기증된 혼례용 단령 뒷면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기증된 혼례용 단령 뒷면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기증된 단령은 1960년을 전후한 시기에 사용했던 남성용 혼례복으로, 1959년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 우리나라 왜관수도원으로 파견된 독일인 보나벤투라 슈스터 수사(주광남)에 의해 수집됐다.

 

그는 1984년에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으로 복귀하고 나서 1987년에 선교박물관에 이 단령을 기증했으며, 1990년에 다시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와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재단은 1960년대 민간 혼례복에 대한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왜관수도원(박현동 아빠스) 측과 협의하여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유물을 인계했다.

 

겉감은 비단이고, 안감은 1960년대에 유행한 인조비단(비스코스레이온)을 사용한 이 <혼례용 단령>6·25 전쟁을 겪으면서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개량화 된 복식으로, 당시 시대 상황을 알려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복식사 전문가들은 관복용 단령이 아닌 6·25 전쟁 이후 민간에서 사용했던 남성 혼례용 단령으로, 오늘날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오준석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 학예연구관은 전시로 인해 직사광선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현지 수장고 시설이 열악하여 직물 손상이 매우 심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1960년대 혼례복 연구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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