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에서 화엄사를 구한 영웅 '차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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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서 화엄사를 구한 영웅 '차일혁'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0.03.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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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혁(사진=네이버)
차일혁(사진=네이버)

 

차일혁(車一赫, 1920~1958)은 한국의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대한민국의 경찰관이다.

 

1938년부터 1943년까지 팔로군과 함께 항일 유격활동을 했고, 해방 이후 6·25전쟁 때 유격대를 조직하여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반공활동을 하다가 경찰관으로 채용되었다. 그의 부대는 19539, 당시 남부군 총사령관인 이현상과 그 일파를 사살, 체포하는 공을 세웠다.

 

이렇듯 차일혁은 독립운동가, 전쟁영웅이기도 하지만 전쟁의 불길 속에서 문화재를 지키는데 앞장섰던 사람이기도 하다. 오늘은 그의 수많은 업적 중에서 문화재 보호라는 측면에 집중해보기로 한다.

 

6·25전쟁 당시 전쟁의 불길은 인명에게만 미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쟁기간 동안 많은 유적들과 사찰들이 훼손, 소실되었다. 19515, 8사단 대대장 방득윤 중령은 상부로부터 녹음기 때 빨치산들의 근거지가 될만한 사찰 및 암자를 소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방득윤 대대장과 같이 화엄사 일대를 방어하던 차일혁 18대대장은 화엄사를 불태우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차일혁은 그러한 명령에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고 항명했다.

 

차일혁 18대대장은 상부의 명령을 공비들의 은신처를 없애고 관측과 사격을 용이하게 하자는 것으로 이해했고 그 명령은 화엄사의 문짝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수행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한 두 사람의 판단으로 화엄사는 전쟁의 불길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상부는 차일혁이 작전을 불이행 한 것으로 보았고, 차일혁은 그에 따라 감봉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차일혁의 이러한 행동으로 각황전을 비록해 화엄사 전각들은 소각을 피할 수 있었다. 또한 화엄사뿐 아니라 지리산의 천은사, 쌍계사와 모악산의 금산사, 정성 백암산의 백양사, 고창의 선운사 그리고 덕유산의 크고 작은 사찰 등 전라도의 많은 고찰들을 전쟁의 피해로부터 구해 냈다.

 

화엄사 전경(사진=CPN문화재TV)
화엄사 전경(사진=CPN문화재TV)

 

화엄사(華嚴寺)는 전라남도 구례군에 위치한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이다. 544년에 인도에서 온 승려 연기가 창건한 것으로 우리나라 화엄종의 총본산이자 화엄사상의 상징적인 사찰로 화엄사 내부에는 각황전(국보 제67), 구례화엄사화엄석경(보물 제1040), 사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가 있으며, 문화재적, 불교사적으로 귀중한 유산이다.

 

차일혁  경무관 추모비(사진=CPN문화재TV)
차일혁 경무관 추모비(사진=CPN문화재TV)

 

이러한 화엄사를 지켜낸 공을 기리기 위해 화엄사에서는 화엄사 입구를 들어서는 위치에 그의 추모비를 세웠다. 그 외에도 차일혁 경무관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설립되고, 2008년 문화재청에서 차일혁 경무관에게 감사장을 추서하고 보관문화훈장을 서훈하는 등 차일혁 경무관을 기리기 위한 선양사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취재팀 김민석 기자

kemenes@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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