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양요 때 약탈한 의궤, 프랑스인 필사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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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양요 때 약탈한 의궤, 프랑스인 필사본 발견!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3.24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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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종대왕국장도감의궤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헌종대왕국장도감의궤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인 앙리 슈발리에가 베껴 적은 '헌종대왕국장도감의궤''효현왕후국장도감의궤'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헌종대왕국장도감의궤는 10, 효현왕후국장도감의궤는 6책으로 각각 구성됐다. 책 크기는 가로 21.5, 세로 31.4. 두 의궤는 1849년 승하한 조선 제24대 임금 헌종과 1843년 세상을 떠난 헌종비 효현왕후 국장 의식을 기록했다.

 

재단은 슈발리에가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한 외규장각 의궤를 참고로 필사본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외규장각 의궤는 영구 대여 형식으로 돌아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의궤 필사본은 동양에서 장정할 때 사용하는 방식인 사침안장으로 제작했다. 책등 옆에 구멍 4개를 뚫고 실로 엮었다.

 

슈발리에는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글은 프랑스어와 한자로 적었다. 한자 옆에는 알파벳으로 발음을 쓰거나 프랑스어를 병기했다.

 

슈발리에가 필사한 의궤 일부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슈발리에가 필사한 의궤 일부 (사진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헌종대왕국장도감의궤는 두 번째 책 내부에 '1899'라는 숫자가 있고, 각권 표지 오른쪽 하단에는 앙리 슈발리에의 이름과 '1906'이라는 숫자가 기록돼 필사 작업은 1899년 무렵부터 1906년까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슈발리에는 국내에 이미 알려진 자료인 '화성성역의궤' 프랑스어판 소책자를 편찬한 인물이다. 화성성역의궤 프랑스어판은 수원 화성 주요 시설물과 과학기구 도판을 담았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슈발리에가 필사한 의궤 두 종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희귀한 자료"라며,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외규장각 의궤를 구한말 프랑스인이 연구한 최초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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