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 옆에서 발견된 의문의 석불, 그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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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 옆에서 발견된 의문의 석불, 그 정체는?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4.28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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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8일 취재 이후,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323일에 서산 옥천암을 다시 찾았다. 국립경주박물관장이자 기와 전문가인 김성구 위원도 함께였다. 옥천암에서 출토된 기와를 조사하던 김위원은 오층석탑 우측 아래에 있는 의문의 불상 1구를 발견한다.

 

지난 3월 23일 발견 당시의 불상(사진 = 김성구 위원 제공)
지난 3월 23일 발견 당시의 불상(사진 = 김성구 위원 제공)

 

불상의 하체는 완전히 소실되었고, 상체 일부와 얼굴이 남아있었다. 그 마저도 마손이 심해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높이는 33cm, 폭은 25cm 정도로 크지 않은 불상이었다.

 

김위원은 불두(불상의 머리)는 손상이 심해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사항을 알 수는 없으나 고려후기에서 조선시대 초기 만들어진 나한상(성자 나한을 표현한 상)으로 추정된다. 불상 전문가분을 모셔서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면, 옥천암의 창건뿐만 아니라 부춘산 일대의 문화재의 분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 하루 빨리 정밀한 지표조사와 보존대책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24, 주수완 문화재전문위원과 함께 옥천암에 방문했다. 주위원은 공양간에 있던 조왕신 탱화와 김위원이 발견한 석불상의 조사에 들어갔다. 무구스님은 안전상의 문제로 공양간 조왕신 탱화를 요사채 내부로 옮겨둔 상황이었고, 요사채 내부에서 자문이 진행됐다.

 

조왕신 탱화를 살펴보는 주수완 문화재전문위원 (사진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조왕신 탱화를 살펴보는 주수완 문화재전문위원 (사진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주위원은 화기가 상당히 손상된 상황이라 고화질 카메라로도 보이지가 않는다. 따로 전문 시설에 의뢰를 해야 제대로 보일 것 같다. 조왕신 탱화 중 조왕신이 단독으로 있는 탱화는 적지 않으나, 좌측의 담자역사(땔감 조달을 담당하던 신)와 우측의 조식취모(공양간을 관리하는 신)가 함께 그려져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조왕신 탱화에 이어 외부에 있던 나한상에 대한 자문이 이어졌다. 아래가 파손된 상황이여서 균형을 잡는 것도 어려웠고, 무게도 꽤 나가서 이동도 어려웠다. 현장의 사람들이 힘을 합쳐 요사채 내부로 불상을 모셨고 조사가 진행됐다.

 

불상을 살펴보는 주수완 문화재전문위원 (사진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불상을 살펴보는 주수완 문화재전문위원 (사진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주위원은 석불의 마모가 심하나 이목구비의 위치는 대략적으로 파악이 됐다. 온전한 모습이셨으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정확한 조성 시기는 유물연대측정기를 활용해서 알아야 하겠지만, 시대를 길게 잡으면 삼국시대까지도 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나한상으로 추정되는 형상이지만 현재로서는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옥천암 주지 무구스님은 조왕신 탱화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나한상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못했었다고 밝혔다. 뒤늦게라도 알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제때 모시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교차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나한상은 요사채 내부로 안전하게 모셔져 있게 됐다.

 

현장에서 대략적으로만 밝혀진 두 유물.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지표조사와 연대측정이 들어가게 된다면 서산 옥천암과 부춘산 일대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드러나게 될 지도 모른다. 고요히 잠들어있던 서산 옥천암,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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