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덕한 모습으로 서민을 위로하는 부처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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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덕한 모습으로 서민을 위로하는 부처의 상
  • 이경일
  • 승인 2020.05.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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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81호 쌍계사목조여래좌상 (雙溪寺木造如來坐像)

옛날에 한 승려가 잠을 자다 현몽하기를, 우물에서 다섯 마리의 용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승천하는 것이었다. 잠에서 깬 승려는 꿈에서 본 장소를 생생히 기억하였다. 큰 물 위에 산이 있고 그 산 중에 우물이 있는 곳으로, 승려는 꿈에서 본 장소를 찾으러 다니다가 경기도 안산의 대부도에 이르러 황금산 기슭의 우물 하나를 발견하였다. 꿈에서 본 우물과 같으므로 승려는 그곳에 정수암이라는 절을 세우고, 우물을 용정(龍井)이라고 했다고 한다.

 

안산시 대부도 쌍계사의 설화로 쌍계사의 처음 이름은 정수암(淨水庵)이었다.1689(숙종 15) 창건되었다가 1722(경종 2)에 허물어졌고, 1745(영조 21) 다시 정수암을 세우기 시작하여 1748(영조 24) 완공하였으며, 1750년부터 쌍계사라 불렸다.

쌍계사목조여래좌상(사진=문화재청)
쌍계사목조여래좌상(사진=문화재청)

 

쌍계사 극락보전의 목조여래좌상은 높이 92cm로 좁은 어깨에 머리를 앞으로 숙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머리에 소라모양의 나발(螺髮)이 촘촘하고, 지혜를 상징하는 육계(肉髻)가 높이 솟아 있다. 이마 위에 타원형의 중앙계주(中央髻珠)와 정수리에 원통형의 정상계주(頂上髻珠)가 있다.

 

타원형의 얼굴에 이마가 넓고, 귀가 어깨 위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으며, 눈두덩이와 양미간의 각은 조선후기 제작된 불상의 전형적인 얼굴이다. 두꺼운 대의자락이 오른쪽 어깨에 짧게 늘어져 반전(反轉)하고, 팔꿈치와 배를 지나 일부 대의자락이 왼쪽 어깨로 넘어가고, 왼쪽 어깨의 대의자락은 수직으로 내려와 반대쪽 대의자락과 겹쳐져 유려한 U자형을 이룬다.

 

하반신을 덮은 대의자락은 중앙의 S자형 주름을 중심으로 좌우로 짧게 늘어져 있다. 손의 자세는 조선후기 제작된 아미타불을 비롯한 약사불과 지장보살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지와 중지를 맞댄 아미타수인이다.

 

대좌는 연꽃이 위를 향한 앙연(仰蓮)의 연화좌(蓮華座)와 삼단(三段)을 이룬 팔각대좌(八角臺座)가 한 쌍을 이루고, 팔각대좌 중단에 하늘을 날고 있는 용()과 천인(天人)이 화려하게 투각되어 있다.

 

쌍계사 극락보전에 봉안된 목조여래좌상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81호로 넓은 이마와 어깨 위로 늘어진 도톰한 귀가 섬세히 표현된 부처상으로, 부처의 후덕한 모습이 서민의 마음에 깊은 위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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