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의 발자취를 품은 천년고찰, 오어사(五漁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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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의 발자취를 품은 천년고찰, 오어사(五漁寺)
  • 이경일
  • 승인 2020.06.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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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 품은 아름다운 문화재

포항시 오천읍 운제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고즈넉한 천년고찰이 하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라시대의 원효(元曉) 대사와 혜공(傒空) 선사의 일화를 품은 사찰로 오어사(五魚寺)이다. 오어사는 보물 제1280포항 오어사 동종 (浦項 吾魚寺 銅鍾)’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52오어사 대웅전을 품고 있는 문화재 사찰이다

포항 운제산 기슭의 오어사(사진=CPN문화재TV)
포항 운제산 기슭의 오어사(사진=CPN문화재TV)

 

대한불교조계종 11교구 불국사의 말사로 신라 진평왕 때 창건하여 처음 항사사(恒沙寺)로 불렸다. 사찰의 이름이 오어사로 바뀐 아름다운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해져 오고 있다.

 

신라의 고승 원효와 혜공이 사찰 인근의 계곡에서 고기를 잡아먹고 물가의 돌에 똥을 눴는데, 마침 물고기가 나와서 물을 거슬러 올라갔다고 한다. 이를 본 혜공이 여시오어(汝屎吾魚)’라는 말을 남겼는데, 여시오어란 같은 물고기를 먹고 너는 똥을 누고, 나는 물고기를 누었다.’라는 재미있는 해석으로 당시 두 대사가 나눈 농담으로, 또한 서로에게 던진 깊이 있는 불교식 선문답이었을 것이다.

 

- 당대 건축미가 돋보이는 대웅전

 

조선 영조 17년에 개축된 기록이 있는 오어사의 대웅전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52호로 지정되어 문화재 사찰로 관리되고 있다. 대웅전 내부는 포항 오어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이 모셔져 있다.

 

오어사만의 역사를 가지며 오랜 시간 보존돼 온 대웅전은 당대의 건축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앞면 3, 옆면 2칸의 규모로 여덟 팔자 모양 팔작지붕의 선이 곱다. 지붕 처마를 받치고 있는 작고 촘촘한 나무의 선은 지붕 선의 자태를 더욱 풍요롭게 꾸며주고 있어, 조선시대의 정서를 오롯이 느끼게 한다. 낡고 희미해진 단청과 곳곳의 뒤틀림 등이 오랜 역사의 향기를 느끼게 하지만,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대웅전 내부 및 외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그 외 대웅전을 중심으로 나한전, 설선당, 칠성각, 산령각 등이 펼쳐져 있으며, 마당을 가로지르면 유물관에 닿을 수 있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52 오어사 대웅전(지붕선과 처마선이 아름답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52 오어사 대웅전(지붕선과 처마선이 아름답다)

 

- 고종 3년에 제작된 보물 오어사의 동종

 

유물관은 보물 제1280포항 오어사 동종 (浦項 吾魚寺 銅鍾)’이 전시되어있다. 고종 3(1216)에 제작된 고려 범종으로 명문에는 팔공산 동화사에서 제작된 후 오어사로 옮겨진 것이라는 기록이 있으며, 뛰어난 조형미를 보여준다. 또한 유물관의 대표유물로 원효대사의 삿갓은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삿갓은 엷은 풀뿌리를 소재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으며 뒷부분이 거의 삭아졌지만 겹겹이 붙인 한지에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 외에도, 절내 불계비문(佛契 碑文염불계비문(念佛契碑文운제산단월발원비문(雲梯山檀越發願碑文) 등과 부도를 볼 수 있다. 인근의 자장암과 원효암, 오어사 앞의 저수지와 홍계폭포, 기암절벽 등은 오어사와 그 인근을 찾는 방문객에 수려한 경치를 선물한다.

 

대웅전에 모셔진 '포항 오어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진=CPN문화재TV)
대웅전에 모셔진 '포항 오어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진=CPN문화재TV)

 

선조의 귀한 문화재를 품고 지켜온 천년고찰 오어사와 그 안의 문화재를 더욱 세심한 관심과 관리로 살펴, 다시 앞으로의 천년을 품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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