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한국, 그에 걸맞은 문화재 『무구정광대다라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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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국 한국, 그에 걸맞은 문화재 『무구정광대다라니경』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0.06.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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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박물관에 전시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사본(사진=CPN문화재TV)
불국사 박물관에 전시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사본(사진=CPN문화재TV)

 

 

인쇄란 흔히 글과 그림 등의 정보를 종이에 찍어내는 것을 뜻한다. 인쇄의 발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인류는 인쇄의 발명을 통해 문서의 대량생산과 보급화를 이루며 지식 습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최초의 인쇄술은 목판 인쇄로 한 장의 종이를 나무로 깎은 판으로 인쇄하는 것이었다.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으로 석가탑에서 발견되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역사는 석가탑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으며, 발견된 경위가 파란만장하다.

 

석가탑, 도굴되다

 

석가탑은 오랜 세월을 버텨온 탑이다. 고려시대 지진으로 무너져 두 번이나 중수를 했으며, 원갑섭기, 임진왜란, 일제강점기까지 다사다난했던 역사 속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세월의 흐름을 잘 버텨온 석가탑도 1966년 위기를 맞게 된다. ‘석가탑 도굴미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석가탑은 탑 하단부가 훼손돼 2층 옥개석까지 들어 올리는 보수공사를 하게 된다.

 

도굴꾼들이 도굴에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석가탑 보수공사 중 탑의 내부에서 보물들이 발견 되었다. 당시 석가탑 2층 탑신석 윗면 가운데에 마련된 사리공 중앙에서 금동제 사리 외함이 발견되었으며, 사리함 위에는 비단으로 감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안치돼 있었다.

 

최고의 인쇄물?

 

국보 제126-6호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이다. 당 측천무후는 황위에 올라 690년부터 기존의 한자를 개조한 특별한 17개의 글자를 만들어 사용했다. 측천무후의 글자는 그녀가 퇴위한 704년경까지 사용되었는데, 다라니경에 측천무후자 4글자가 10군대나 발견되어, 경전의 제작시기를 8세기 초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최초 목판 인쇄물이라는 말은 가장 오래된 인쇄물이라는 뜻이기도 한데,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아직도 유네스코에 등재되지 못했다. 이유는 다라니경의 저자가 기록되지 않았으며, 제작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과 다라니경을 중국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중국학자들 때문이다.

 

중국이 측천무후의 글자를 사용했다는 것을 이유로 다라니경이 중국에서 만든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측천무후 글자가 만들어진 것은 다라니경이 나오기 반세기 이전이므로 충분히 신라에 들어와 통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중국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은 현재 세계 최고 IT강국으로서, 정보기술 최강국으로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세계 최고의 인쇄물로 당대인의 지식 습득의 열쇠였다는 점은 정보기술 최강국인 오늘날 한국의 위상에 가장 걸맞은 문화재로 대표될 수 있다. 우리의 위상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문화재,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대한 연구에 좀 더 박차를 가해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취재팀 김민석 기자

kimminseok@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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