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茶 문화의 성지 ‘하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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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茶 문화의 성지 ‘하동’ 3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6.1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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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 한 잔의 차가 나오기까지 (1)

 

하동의 차나무 (사진 = CPN문화재TV)
하동의 차나무 (사진 = CPN문화재TV)

 

야생의 차나무에서 한 잔의 차가 되기까지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차나무는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는 작업을 거의 할 수가 없다.

 

차를 제조하는 방식은 통일되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이 선호되는데, 이는 2016년 제다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때 종목만이 지정되고 단체나 보유자가 없게 된 이유기도 하다.

 

하동 덖음차 역시 마찬가지로 커다란 순서는 비슷하지만, 중간 과정에서의 차이점은 존재한다. 작업을 할 때 날씨에 따라서 덖는 횟수를 줄이기도 하고 반대로 늘리기도 한다. 하동 덖음차보존회 회원 8명에게 인터뷰한 결과 평균적으로 마지막 맛내기를 포함해 2~3번을 덖는다고 답했다.

 

다성 초의선사의 초상화 (사진 = CPN문화재TV)
다성 초의선사의 초상화 (사진 = CPN문화재TV)

 

- 중요한 것은 정해진 횟수가 아닌 경험

 

하동 덖음차보존회 김원영 회장은 덖음차를 제조하는 방법으로 잘못 알려진 것이 바로 구증구포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성 초의선사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저술한 구증구포라는 대목을 직역해서 이런 오류가 발생했다. 아홉 번을 반드시 덖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 그만큼 정성을 들여서 제조하라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하동 덖음차의 찻잎은 주로 여린 잎을 활용하기 때문에 쉽게 부서져서 다루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런 여린 잎을 9번이나 반복해서 열을 가한다면 안에 있는 영양분이 파괴되어 제대로 된 차를 만들어 낼 수 없다.

 

하동 덖음차보존회 회원들은 수십 년 동안 덖음차를 만들어 오면서 느낀 것은 맛있는 덖음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횟수나 특정 레시피가 아닌 제조하는 환경과 수백 번의 시행착오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무주걱과 쟁반을 활용해 덖어내는 조윤석씨 (사진 = CPN문화재TV)
나무주걱과 쟁반을 활용해 덖어내는 조윤석씨 (사진 = CPN문화재TV)

 

- 소리와 향기로 차를 살피다

 

하동 덖음차의 대중화를 이끈 김복순 할머니의 손자이자 하동 덖음차보존회 회원 조윤석씨는 봄에 소나기가 오듯 찻잎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밥 짓는 구수한 향기가 퍼지며, 맛을 봤을 때는 아무런 맛이 나지 않아야 알맞게 익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를 덖는 솥은 두께 1cm, 깊이 30cm 이상이 선호된다. 덖을 때의 순간적인 솥의 온도가 300도 넘게 올라가기 때문에 온도를 조절하지 못하면 차가 설익거나 전부 타버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차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 등 모든 신경을 쏟아야 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사실상 혼자서 이 모든 과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최소 3명 이상이 합심해 각기의 공정을 지켜보고 서로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4: 차 한 잔이 나오기까지 (2)로 이어집니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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