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유일한 '못'시설 구축기술이 남아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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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유일한 '못'시설 구축기술이 남아있는 곳
  • 임영은 기자
  • 승인 2020.07.17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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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제298호 '남원읍성' 발굴조사 결과
사적 제298호 '남원읍성'의 성곽 (사진 = 문화재청)
사적 제298호 '남원읍성'의 성곽 (사진 = 문화재청)

 

사적 제298호 지난해 9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남원읍성에 대한 고증 및 발굴조사에서 북문지의 구조 및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설들, 북성벽 및 양마장, 해자의 구조 및 분포범위 등을 확인했다.

 

남원시는 ‘2015년 광복 70주년 문화재청 일제강점기 훼손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사업에 남원읍성이 선정된 이래 2015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굴조사 및 토지매입 등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조사 결과 북문지는 협축식으로 조성돼있었고, 기단석(지대석)은 외벽과 개구부인 측벽 전체에서 확인됐으며, 내벽은 각각 동서로 3m 정도까지만 확인됐다. 특히 기단석 위로는 길이 1m 내외의 대형 석재를 사용, 면석을 쌓은 부분이 확인됐다. 현재는 1~2단 정도만 남아있지만, 문지의 성벽 폭은 8.6m 내외이다.

 

북문지 개구부의 폭은 5.7m 내외로 확인됐다. 중앙에는 폭 3m, 길이 11.5m 내외의 보도시설이 확인, 보도시설은 납작한 강돌을 깔아 조성된 부분이 입증됐다. 개구부의 남쪽 끝에는 동서 양측으로 육축부가 확인된 바, 2.6m로 개구부에 잇대어져 있었다.

 

내벽 안쪽에 인접한 바닥면에서는 문루의 총 12매의 초석이 확인됐다. 초석의 배치상태로 보아 정면 3, 측면 2칸의 개거식 문루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자기편과 기와편이 주를 이루며, 수 점의 철촉과 함께 성문의 부속품으로 보이는 철제품 등의 유물도 확인됐다.

 

지난해 9월부터 진행중인 남원읍성의 북문지 (사진 = 남원시청)
지난해 9월부터 진행중인 남원읍성의 북문지 (사진 = 남원시청)

 

또한, 체성부 외벽에서 7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양마장(해자와 성벽사이에 설치하는 방어시설)도 확인할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양마장은 담장의 기초부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었고, 기저부의 폭은 80cm 정도이며, 기초부 외벽 바닥면에서 총통 1점도 출토됐다.

 

총통은 길이 32cm로 총열, 약실, 병부가 온전하게 확인됐다. 양마장의 북쪽에 인접해서는 해자(성 밖으로 둘러 판 못)도 확인됐다. 해자는 폭 5m, 잔존깊이는 1.3m 내외로, 벽면은 수직으로 굴착, 바닥면은 편평하게 조성돼있었다.

 

해자의 경우엔 내외벽 모두 강자갈을 쌓아 축조된 부분이 확인됐고, 내벽은 수직쌓기로 축조됐으며, 외벽은 수직쌓기와 계단식쌓기로 축조됐다. 특히 해자 바닥면에서는 목익(해자에 빠진 적에게 상해를 입히기 위해 바닥에 박아 놓은 나무 창)이 설치된 흔적들이 다수 확인됐다.

 

기저부인 기단부가 긴 구간에서 온전하게 남아 있는데다 평지이면서 지반이 약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육중한 석재를 이용하여 성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가 기초부를 ‘V’자형으로 공을 들여 기반조성한 부분이어서, 읍성 발굴 사례로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또한, 해자의 경우 강돌을 이용해 벽체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는 거의 유일한 만큼 조선시대 해자 축조 기술을 알 수 있는 중요 사례로 평가될 예정이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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