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로 만나는 인도 음악유산 ‘라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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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로 만나는 인도 음악유산 ‘라가말라’
  • 이경일
  • 승인 2021.03.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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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인도·동남아시아실 상설전시 정기 교체
순서대로 봄의라가-바산트 라가, 가을 저녁의 라가-가우디 라기니, 동틀 녘의 라가-비바사 라가, 바스카라 라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순서대로 봄의라가-바산트 라가, 가을 저녁의 라가-가우디 라기니, 동틀 녘의 라가-비바사 라가, 바스카라 라가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323일부터 상설전시관 3층 인도·동남아시아실에서 회화 전시품을 교체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에 공개하는 전시품은 총 5점으로, ‘라가말라(rāgamāla)’를 주제로 선정한 4점의 인도 회화와 1점의 자이나교 순례도이다.

 

라가말라멜로디(라가rāga)’묶음(말라māla)’이라는 뜻이다. 인도 전통 음악에서 유래한 개념인 라가는 감정이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음조와 가락을 가리키는데, 종류에 따라 특정한 계절 혹은 시간대에 연주하여 그 분위기를 나타냈다. ‘라가말라는 라가 여러 개를 한 세트로 묶어 시나 그림으로 창작한 것으로,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라가말라 세트와 양식이 존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7세기에 인도 데칸Deccan 지역 북부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라가말라 회화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가장 주목할 작품은 봄의 라가를 그린 <바산트 라가Vasant Rāga>이다. 화가는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생명력과 희열을 표현하기 위해 홀리Holi 축제를 그림의 소재로 선택하였다. 홀리 축제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온 것을 축하하는 인도의 전통 축제로, 지금도 매년 2월이나 3월에 열린다(올해는 328-29). 축제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색색의 물감과 가루를 서로에게 뿌리며 봄이 온 것을 즐긴다. 이 그림에서는 화려한 정원에서 푸른 피부를 지닌 크리슈나Kriṣṇa 신이 양치기 소녀인 고피Gopi들과 서로에게 붉은 물감을 물총으로 쏘며 즐기는 흥겨운 장면을 나타냈다. 꽃이 피고 세상이 여러 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봄에 감상하기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더불어 가을 저녁의 라가인 <가우디 라기니Gaudī rāginī>와 동틀 녘의 라가인 <비바사 라가Vibhāsa rāga>, <바스카라 라가Bhaskara rāga>도 만나볼 수 있다. 평면적인 공간 표현과 색면으로 분할한 화면 등, 데칸 지역 회화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이외에도 자이나교 신도들의 순례 체험을 위해 그려진 그림 한 점도 함께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공개된 그림들은 모두 인도·동남아시아실 내에 설치된 디지털 돋보기 키오스크를 통해 더욱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들었던 세부 요소나 그림 표면의 반짝거림을 더욱 생생하게 즐길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설전시관 인도·동남아시아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이번 공개는 2021926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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